'우승했다고요?' 아직 어린이티를 벗지 못한 앳된 얼굴의 골퍼가 23일 경북 경산 대구컨트리클럽 18번홀에서 홀아웃했다. 뜨거운 날씨에 상기된 얼굴이 우승소식에 빨갛게 불거졌다.
차세대 골프 여제가 탄생했다. 이정현(12·운천중1)양이 26년 전통을 자랑하는 송암배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여자부 정상에 올랐다. 이정현양은 이날 이곳에서 열린 대회 여자부 최종 라운드에서 한타를 줄이며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했다.
전날 선두에 1타 뒤진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던 이정현은 이날 1타를 줄이며 국가대표를 비롯해 내노라하는 84명의 선수들을 제치고 리더보드 최상단에 본인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2006년 11월생인 이정현은 만 12세로 이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거머쥐었다.
이번대회에 첫 참가했다는 이정현양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송암배에서 우승해서 기쁘다. 더구나 처음나간 대회에서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 행복하다.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1학년때 골프채를 잡은 뒤 5학년때부터 주니어 상비군에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냈던 이정현은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나이는 어리지만 탁월한 재능과 침착함으로 1라운드부터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165cm의 키에 탄탄한 하체와 유연성을 자랑하는 이정현은 평균 비거리 210m이상의 드라이브로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정현은 "전체적으로 코스가 오르막내리막이 많아 까다로운 편이었다. 그렇지만 코스가 그리 길지 않아 부담은 적었다"고 했다.
이정현은 "이번 우승으로 큰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앞으로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매너가 좋은 전인지언니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우기정 송암재단 이사장은 "세계를 이끌 골프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번 대회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중학교 1학년생이 우승하는 새로운 역사가 씌여졌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한편 남자부에서는 국가대표 배용준(한체대1) 선수가 이날 데일리베스트인 7언더파를 기록하며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1라운드는 3언더파 69타로 공동 4위로 출발했으나, 이날 7언더파를 몰아쳐 송암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송암배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는 대구컨트리클럽 창설자인 고(故) 송암 우제봉(전 대구CC 명예회장) 선생의 업적을 기려 1994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김대현, 배상문, 김경태, 김시우, 노승열, 박세리, 박인비, 신지애, 최혜진, 박성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남녀 간판스타들을 배출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