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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민주운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위상 재정립 필요에 공감대

27일 대구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2·28연구원 개원 기념 포럼 개최
열띤 토론 속 역사적 유산 2·28 민주운동 넘어 시대정신과 이념 발전적 계승에 모두 함께 나서야

27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2.28 연구원 개원기념 2.28학술포럼이 열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7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2.28 연구원 개원기념 2.28학술포럼이 열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내년 60주년을 맞는 2·28민주운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2·28 포럼'이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와 매일신문사 주최로 27일 대구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달구벌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백승대 2·28연구원장, 우동기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회장, 이상훈 매일신문 이사와 강은희·임종식 대구시·경북도교육감 및 대구경북의 언론인, 교수, 연구원, 공직자 등 내빈들이 참석해 2·28민주운동 정신의 계승과 연구원 발전을 위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1960년 이승만 독재정권에 맞서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주도해 일어난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 운동인 2·28민주운동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넘어 후손들까지 계승해나갈 정신적 가치 발굴을 위한 고민에 머리를 맞댔다.

1960년 2월 28일 시위 중인 경북고생들과 대구고생들이 경찰에 검거돼 끌려가고 있다. 매일신문 DB
1960년 2월 28일 시위 중인 경북고생들과 대구고생들이 경찰에 검거돼 끌려가고 있다. 매일신문 DB

◆2·28민주운동 발자취 그리고 미래

이날 포럼에서는 2·28운동 6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기념사업 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대구도시철도와 주요도로의 명칭을 변경하자는 주장도 제기돼 흥미를 끌었다. 이와 함께 2·28민주운동에 대한 정보를 누구나 찾아볼 수 있도록 60년사 편찬,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사업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2·28민주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기조발표자로 나선 김용호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특임교수는 "1960년대 이후 산업화 바람에 묻히고 1987년 광주가 5·18운동을 앞세워 진보를 표방하면서 상대적으로 2·28민주운동을 비롯해 대구경북의 민주화 운동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28민주운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학생 주도 민주운동으로 해방 직후 서구의 자유민주주의에 생소했던 국민들에게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공화주의 정신을 불어넣는 등 기존의 평가를 재검토하고 '자유 민주 시민의식' 등을 강조하는 새로운 시각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내년 2·28민주운동 6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기념사업과 올해 개원한 2·28연구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기조발표도 이어졌다.

홍종흠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원로자문위원은 "내년은 2·28민주운동이 60주년이 되는 해이면서 민·정부·지자체가 하나가 돼,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위한 첫발을 띄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하며 ▷2·28민주운동 유공자를 위한 표창, 명패 달기 ▷도시철도 반월당역을 2·28역으로 개명 ▷2·28문화센터 건립 ▷중앙대로를 2·28민주로로 명명하고 재현 시민퍼레이드 개최 ▷두류공원 2·28기념탑 주변 정비사업 및 2·28찬가 부르기 경연대회 등 60주년 기념 주요사업 안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4월 개원한 2·28연구원에 대한 기본 방향 설정에 대한 발표자로 나선 백승대 2·28연구원장은 "2·28운동의 이념을 계승 및 실천해 공익 발전에 기여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학술연구는 중요하다"며 "연구기금의 조성, 전임연구인력 확보,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 및 연구자료의 체계화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고 했다.

1960년 2월 28일 일요일 등교한 경북고생들이 오전 교내에서 결의문을 낭독한뒤 스크럼을 짜고 대구 중앙통(중앙로)으로 진출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매일신문 DB
1960년 2월 28일 일요일 등교한 경북고생들이 오전 교내에서 결의문을 낭독한뒤 스크럼을 짜고 대구 중앙통(중앙로)으로 진출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매일신문 DB

◆정신 및 이념 발전적 계승 머리 맞대야

노동일 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의 사회로 시작된 토론자리에서는 '2·28운동의 이론적 정립, 생활 속 인식 제고 및 자긍심 고취'가 화두였다.

김규원 대구경북학회장은 "2·28운동이 너무 대구의 이야기로만 치우쳐진 점이 있다. 대구경북 상생협력에 맞춰 전국화 이전에 대구와 경북의 연결고리를 찾아야 하며,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구시는 내년 2·28민주운동 유공자 현창사업과 전국화를 넘어 세계화를 위한 국제학술 세미나 등을 주요 사업으로 선정해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장은 "2·28민주운동 정신계승을 위한 사업의 첫 발걸음은 2·28민주운동 유공자에 대한 현창사업"이라며 "또 인쇄협동조합 등과 협의해 내년도 배포되는 모든 달력에 2·28국가기념일 표기하고, 중·고등 교과서의 집필기준에 해당 내용이 들어갈 수 있도록 교육청 등과 TF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2·28민주운동의 인지도와 평가를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이성환 계명대 국제지역학부 교수는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구 시민의 2·28민주운동에 대한 인지도는 90% 정도로 높지만, 질적 평가부분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젠 질적 인지도와 평가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련 대구시의원은 "광주의 5·18운동과 비교해 봤을 때 2·28민주운동은 예산, 기념행사적 규모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청년사업, 교류 등을 통해 알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의원은 "현재 비어 있는 반월당네거리 적십자병원 건물처럼 사람들이 오가기 쉬운 곳에 2·28운동센터를 건립하고, 도시철도 반월당역을 2·28역으로 개명하는 등 역사적 사실을 알릴 수 있는 사업 발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측은 "명칭 변경과 관련해서는 관련부서들과 협의해 행정절차를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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