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뮤지컬 축제'를 표방하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은 잘나가는 국제행사에 머물러선 안 된다. 음악의 힘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이끌어야 하는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DIMF는 모든 것이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다양한 분야들을 융합하는 핵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DIMF는 13번째를 맞아 지난 6월, 7월에 걸쳐 18일간 뮤지컬 작품 23개를 98회 공연으로 이어갔고 다양한 부대행사를 도심 곳곳에서 개최했다. 이를 통해 총 26만여 명이 DIMF를 즐긴 것으로 공식집계 됐다.
그러나 DIMF가 "지금까지 뮤지컬 대중화, 활성화에 앞장서며 대구를 '뮤지컬 도시'로 브랜딩해왔고 아시아 뮤지컬 메카(Mecca)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 그럼에도 DIMF가 시도한 새로운 도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관광과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이다. 국내 최대 여행사이트 '인터파크 투어'와의 협력을 통해 '올여름 대구로 가자!'라는 테마의 DIMF 기획전을 운영했다. 대구시티투어와 연계한 티켓패키지 신설, 한국관광공사 후원으로 진행된 외국인 투어 및 기념품 제공 등으로 관광객 유치를 시도했다.
둘째, 모바일 마케팅을 통한 청년과 수도권 수요층 확대 전략이다. 특히 가수이자 뮤지컬배우로 활약하는 글로벌 스타 '수호'(EXO)를 홍보대사로 위촉, 인지도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적극적인 SNS 마케팅으로 전년 대비 키워드 검색량이 4배 이상 증가했다.
셋째, 프로듀서와 전문가 등 핵심인사 교류 및 마케팅 기능 확대로, 소위 축제의 '인텔리전스'(Intelligence) 기능 강화이다. 올해는 중국,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해 DIMF 기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참관했다. 특히 미국 뉴욕, 슬로바키아 등에서 온 해외 뮤지컬 관계자가 대구의 뮤지컬 열기를 확인하고 벤치마킹하는 등 글로벌 축제로서 DIMF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
넷째, 문화와 산업 연계를 통해 신(新)성장동력 마련에 첫발을 내디뎠다. 국내 최초로 문화와 기술이 융합하는 청년문화 창업페스티벌인 '드림메이커스 어워즈'를 개최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또한 국내 한류 문화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DIMF 설립에도 영향을 미쳤던 '한국문화산업포럼'이 15년 만에 DIMF 기간 중 개최돼 문화와 관광을 연계한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 이런 시도는 한류 발신지와의 접목을 통해 세계문화산업포럼 같은 행사를 대구가 주도함으로써 중앙에 치우친 문화산업의 균형을 이룰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산적한 과제가 아직 많다. 첫째, 뮤지컬전용극장 건립이다. DIMF는 타 도시에 비해 잘 갖춰진 공연장 인프라를 바탕으로 올해 11개 공연장에서 진행했다. 하지만 뮤지컬 공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공연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전용극장 없는 세계적인 뮤지컬 도시'가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둘째, 역시 공간 문제다. 뮤지컬 인재 발굴·육성을 위해 전액 무료인 뮤지컬 전문 교육프로그램 'DIMF뮤지컬아카데미', 국내 최대 글로벌 청소년 뮤지컬 오디션 'DIMF 뮤지컬스타' 등이 해를 거듭할수록 주목받고 사업이 확장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공간이 부족해 매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셋째, 글로벌 축제로서 위상이 높아지면서 참가를 희망하는 외국 공연단체의 러브콜이 잇따르지만 이를 충족시키기에 역부족이다. 한정된 예산에 맞춰 운영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DIMF에 대한 높아진 기대감 사이에 간격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지금껏 DIMF가 맺어온 결실과 성과를 기반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엔 인프라와 예산 측면에서 크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인프라 핑계' '예산 타령'만 할 수는 없다. 발상의 전환과 창의적 지혜로 돌파구를 찾는 혁신적 도전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내년 DIMF가 새로운 도전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를 통해 대구 문화산업을 이끌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서 빛을 발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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