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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산책]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준비하는 미래 대표
준비하는 미래 대표

북한은 10일과 16일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며칠 전인 24일에도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로 명명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5번 미사일에 준하는 발사체 시험 발사를 했다.

미국 미들베리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셰어 코튼 선임연구원은 1984년부터 올 8월 9일까지 지난 36년 동안 북한이 총 128차례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며, 이 중 75%인 97차례는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그 후 3차례 더 발사했으니 김정은 시대에 100회를 채운 셈이다.

그와 동시에 29일 남측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다. 최고인민회의는 보통 1년에 한 번 열리는데 연 2회 개최하는 것은 5년 만이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는 헌법 개정을 통해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을 확실한 공식적 국가 수반으로 명시했고 경제 관리에서 내각의 역할을 강조하고 경제주체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내용의 '국가의 경제관리 방법'을 공표했으며 대외적으로 '통미봉남'의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정은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말한 것도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서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의 주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제자율화를 더욱 확대하고 구체화하며 기존의 대외정책을 더욱 자신감 있는 태도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연출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북한은 상반된 세 가지 모습 즉, 첫째 미사일의 개발과 성능 개선에 광적으로 매달리는 모습, 둘째 경제자율화를 중심으로 경제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 셋째 한국 정부를 적대시하고 공격적인 언사를 멈추지 않는 모습 등을 동시에 보여 우리를 무척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이 무조건 방어 용도라고 주장하는 일부 논자들이 있는데 이는 지나친 주장이다. 미사일은 공격 용도로도 방어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한 일이다. 문제는 북한의 종합적인 국력이나 종합적인 군사력이 공격적인 전쟁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냐 하는 것이다.

북한은 1960년대 후반부터 지난 50여 년간 정상적인 국가 발전을 해오지 못했고 한국은 그 기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발전을 지속했다. 북한은 한때는 한반도 전체의 적화를 위해, 또 그 뒤에는 생존을 위해 GDP 대비 군사비는 한국의 10배, 인구 대비 병력은 한국의 4배를 두는 등 거의 일반 국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극한적인 군사국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종합 국력에서의 엄청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군사력의 격차를 메우기 위해 전형적인 비대칭 전력인 핵과 미사일에 집중해온 것이다. 충분한 수의 핵무기와 정교하고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미사일만 있다면 국방 예산과 병력을 정상국가처럼 줄인다고 하더라도 안보상의 큰 위험 없이 경제 발전에 매진할 수 있다.

핵과 미사일로 국가 방위를 추구한다는 것은 한국 입장에서도 용납할 수 없고 미국을 포함하여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은 북한을 침공할 생각이 없으니 안심하고 핵을 포기하라'고 해서 이를 믿을 북한이 아니며 '미군이 북한에 들어가서 북한을 지켜줄 테니 핵을 포기하라'고 할 수도 없고 'F35 스텔스기 100대를 공짜로 줄 테니 핵을 포기하라'고 할 수도 없다.

북한을 다른 길로 인도할 유인책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이 경제개발에 관심이 큰 만큼 현재와 같은 고강도 제재를 지속한다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북한이 이렇게 단순한 집단이었다면 그동안 걱정거리도 없었을 것이다.

지난 70여 년 동안 북한이 보인 모습을 고려한다면 그런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런 모든 것을 고려해본다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전략을 포기할 가능성은 1%도 되지 않는다고 본다.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를 포기시키기 위한 노력을 완전히 포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핵을 가진 북한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집중적으로 고민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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