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칼럼]손실펀드! 어떻게 해야 할까?

서창호 DGB대구은행 본점PB센터 PB팀장
서창호 DGB대구은행 본점PB센터 PB팀장

며칠 전 오래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는 "2년 전 가입한 적립식 펀드의 손실이 갈수록 커진다"라고 불안해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큰 위기가 올 것 같다고 했다. 출근길에 시작한 통화는 한참 동안 이어졌고, 결국 그냥 계속 적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나중에 큰 손실을 보면 나를 원망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든다.

요즘 증시를 보면 친구의 걱정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불안하고 우울한 뉴스밖에 들리지 않는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불안한 유럽과 일본과의 무역마찰, 그리고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인한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까지 부정적인 뉴스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5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주식투자를 하거나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심각한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침착하게 생각해보면 역사적으로 호황과 불황, 위기는 늘 반복됐다. 호황 때는 좋은 시절이 계속 될 것이라 믿었고 그러한 이유가 있었다. 불황이나 위기에도 이유가 늘 있었지만 되돌아 보면 경기는 순환되고 역사는 반복됐다. 지나고 나면 모든 사람이 호황에 욕심을 덜 부렸더라면 또 불황에 용기를 좀 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며, 때늦은 후회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손실이 나 있는 내 펀드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본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큰돈을 투자했거나 대출까지 받아서 무리하게 투자한 경우라면 내 자산에서 투자금의 비중을 적절하게 조정한 후에 판단하는 것이 맞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는 올바른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마음이 편안해 질 수 있는 만큼의 자금만 남겨두고, 시장을 지켜보면서 추가로 투자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여유 자금으로 투자한 경우라면 지금처럼 증시가 많이 하락한 시점이 오히려 용기를 내어 투자금을 늘려야 할 때이다. 그렇다고 소위 '몰빵 투자'를 해야 할까? 아니다. 바닥인 줄 알고 마지막 남은 자금을 전부 투자했는데 지하로 계속 이어져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도 있다. 또 짧은 기간에 빠르게 회복할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아주 힘든 인내심 테스트를 당할 수도 있다. 여유 자금을 분할해서 투자금을 늘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결론은 무리하게 투자한 경우에는 투자 비중을 줄이고 여유 자금으로 투자한 경우에는 순차적으로 투자금을 늘리라는 것이다. 참아야 할 때 욕심을 내지는 않았는지 또 욕심을 내야 할 때 겁을 먹고 도망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지금은 용기를 내야 할 때인지 아니면 겁을 먹고 도망쳐야 할 때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해보자.

증시가 크게 하락하고 미래가 불안한 장세 속에서 대부분 투자자들은 펀드를 환매해야 할지 기다려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답답한 마음에 전문가의 확실한 조언을 애타게 찾게 된다. 또 '폭락이 예상되니 모든 자산을 안전자산으로 옮겨라' 또는 반대로 '지금이 바닥이니 빨리 기회를 잡아라'와 같은 자극적인 조언에 본능적으로 더 끌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그 동안 생각했던 원칙과 상식으로 돌아가서 내 소중한 돈을 지키고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 될 것이다. 본인의 상황에 맞는 선택을 했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바로 실천에 옮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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