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지경까지…대구경북 한해 학생수 2만여명 줄었다


학생 수 줄면서 폐교 대신 통합학교, 시설복합화가 대안으로 떠올라

'학생 인구 절벽' 시대를 맞아 교육 당국이 학교를 어떻게 유지할지 고심에 빠졌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학생 수가 작년보다 모두 1만명 내외나 줄어들면서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말 발표한 '2019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생 수는 613만6천800여 명이다. 지난해보다 17만3천여 명이나 감소했다. 학교 수도 줄었다. 올해 학교는 2만809곳으로, 지난해보다 158곳(0.8%) 감소했다. 저출생 기조가 이어지는 탓이란 게 교육부의 분석이다.

지역으로 시야를 좁혀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대구 학생 수는 29만8천400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2천250여 명 줄었다. 경북도 학생 수가 작년보다 9천명 가까이 줄어 3만6천3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학교가 문을 닫는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는 초·중·고교 중에서 한 해 사이 문을 닫은 곳은 없었지만, 경북은 올해 포항 용흥중 등 10곳(병설유치원 포함)이 폐교 조치됐다. 특히 경북은 2016년 15개, 2017년 24개, 지난해 11개 학교가 사라졌다.

학생 수가 주는 게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일부 교사들 사이에선 "한 학급당 학생 수가 줄면 아이들을 좀 더 세심하게 챙길 수 있다. 유휴 교실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탐구학습 등을 할 수 있고, 고교 학점제를 위한 이동 수업도 수월해진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학생 수가 현재 추세로 계속 줄면 학교를 유지하는 자체가 버거울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대구만 해도 통학 거리와 학교 인근 지역 재개발 등을 고려해 가급적 폐교는 지양한다는 방침이지만 언제까지 이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때문에 '통합학교'나 '시설 복합화' 얘기가 힘을 얻고 있다. 통합학교는 학교급별 경계를 넘어 두 개 이상 학교를 한 곳에 모으는 것. 가령 초교와 초교를 합치는 게 아니라 초교와 중학교를 한 테두리에서 통합해 운영하는 식이다.

정부 차원에선 이미 '시설 복합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안에 동사무소, 구립도서관 등 공공시설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운영과 관리, 학생 안전 등의 문제가 있으나 폐교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진욱 대구시교육청 학교운영과장은 "학생 수가 감소해 고민이지만 폐교는 신중히 판단할 문제다. 특히 고교 경우 학년당 8개 학급으로 줄어들기 전까지는 학교를 유지한다는 게 내부 방침"이라며 "통합학교 사업은 시범적으로 추진한다. 대구 북구 연경지구에 2021년 초교와 중학교를 모은 통합학교가 문을 열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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