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구국제오페라축제와 함께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

국내 최초의 피아노는 어떻게 대구에 오게 되었을까? 국내 최초의 피아노는 미국 선교사 부부에 의해 1900년 3월 대구시 달성군 사문진 나루터에 들어왔으며 이를 계기로 대구는 한국 피아노 음악의 발상지가 되었다. 이후 대구는 전통음악과 근대음악의 역사 속에서 음악도시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해 왔다. 대구는 대한민국 1호 클래식 음악감상실인 '녹향'(綠香)이 있었으며, '공산농요'와 '날뫼북춤' 등 전통음악이 전승'발전되어 왔고, 작곡가 박태준, 현제명과 같은 근대음악의 거장을 배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대구가 품어 온 다양한 음악적 자산들은 2017년 유네스코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아 대구가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금 대구의 가을, 9월은 더할 나위 없이 다양한 음악 축제들로 풍성하다. 7일에는 역외 관람객 비율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전국적인 인지도가 높은 '청춘힙합페스티벌'이 개최된다. 16일부터 21일까지는 수성못 일원을 중심으로 '국제재즈페스티벌'이 개최되며, 9월 마지막 주말에는 사문진 야외공연장에서 국내 최초 피아노 이야기를 모티브로 '100대 피아노 콘서트'가 성대하게 개최된다.

그리고 9월 5일부터 10월 13일까지 올해 17회째를 맞는 '국제오페라축제'가 개최된다. 이번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특색은 첫째,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과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여 개인과 국가를 향해 거세게 다가오는 힘에 저항하는 인간의 운명과 도전의 의미를 오페라를 통해 느낄 수 있다.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Lucia di lammermoor) 개막작을 비롯해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과 합작한 푸치니의 '라 론디네'(La Rondine) 등 4편의 '메인 오페라'가 선보일 예정이다.

둘째, 오페라와 시민과의 지리적'심리적 거리가 없는 제로-디스턴스 콘셉트(Zero-distance Concept)이다. '소극장 오페라' 4편은 중구, 서구, 달서구 등 대구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무대를 지역별로 각각 만들었고, 이탈리아 작은 마을을 실제 광장에 재현해 공연을 펼치는 '광장오페라'는 관객들이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와 오페라를 실감 나게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셋째,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DIOA)를 통해 오페라 배우를 선발하는 열린 오페라축제이다. DIOA는 본선 진출자들이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들로 캐스팅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아시아 최초 오페라 '아티스트 마켓'이라고도 평가받을 정도로 그 명성이 높다.
15개국에서 지원한 성악가 92명이 비디오 심사와 유럽(오스트리아 빈, 독일 베를린), 아시아(대구) 지역 예선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한국을 비롯한 8개국 출신의 실력파 성악가 20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DIOA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도유망한 성악가들을 선발하고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기간에 대구를 찾은 한 가족은 전국에서 유일한 오페라하우스에서 언제든지 멋진 오페라를 볼 수 있으니 대구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정작 우리들은 어떨까?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행복한 기회들을 얼마만큼 충분히 누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즐겁고 풍성한 추석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추석 명절에 운명을 거부하는 인간의 의미 있는 도전을 오페라 한 편을 통해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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