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주전 2루수' 김상수가 커리어하이에 조용히 도전한다. 30살에 다시 찾아온 전성기에 반색할 법도 하지만 김상수는 담담하기만 했다.
2일까지 김상수는 118경기에 나와 타율 0.284 125안타(5홈런) 75득점 36타점에 21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세부지표로 출루율 0.370, OPS(출루율+장타율) 0.743, wRC+(조정 득점 생산력) 107.1 등을 남기며 야구 통계 사이트 'KBReport'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3.01로 팀 내 타자 가운데 2위에 올랐다.
타격폼을 바꾸자 성적이 따라왔다. 김상수는 "시즌 초 방망이를 짧게 잡고 타이밍 맞추는 법을 조금 바꿨다. 그랬더니 하체 안정감이 생기면서 보다 정확한 타격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타격폼을 바꾼 계기에 대해선 "원래 방망이를 짧게 잡지 않았는데 올해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짧게 잡아봤다"고 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WAR 2.58을 기록했던 2013시즌을 넘어서서 커리어하이 경신이 확실시된다. 김상수는 지난 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안타를 추가, 시즌 125안타를 달성하며 2015시즌에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최근 타격감이 떨어져 있지만 150안타 내외로 시즌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는 안타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상수는 "2015시즌은 9번타순으로 풀타임을 나갈 때였다. 당시 이것도 많은 안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올해는 1번으로 출장해 타석에 더 많이 섰고 타격감도 괜찮았다. 준비 잘해서 남은 기간 더 많은 안타를 기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볼넷까지 늘면서 출루율도 예년에 비해 높아졌다. 김상수는 "출루율은 모든 선수가 높이고 싶어 한다. 저는 타격폼을 바꾸면서 공을 조금 더 많이 보고, 볼을 골라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볼넷이 늘며 출루율이 높아졌다고 본다"고 했다. 김상수는 48개의 볼넷을 골라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볼넷 기록을 새로 썼다.
김상수는 줄곧 9번타자로만 뛰다가 지난해 2번으로 올라온 뒤 올해는 1번으로 나서고 있다. 리드오프의 역할에 대해 김상수는 "힘든 부분이 많다. 타석이 많이 돌아오는데 만약 안 좋을 때 타석이 한 번 더 오면 부담이 있기도 하다"면서 "그렇지만 9번보다 1번이 더 재미있다. 감독님이 믿고 맡겨 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1990년생 김상수는 올해 한국나이로 딱 서른이 됐다. 30살의 야구에 대해 큰 감회는 없었다던 김상수는 다만 '관리와 절제'로 30대의 야구인생을 내다봤다. 김상수는 "이제 몸 관리를 더 생각해야 할 나이인 것 같다. 그래서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절제하려고 노력한다. 30대에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김상수는 지난해까지 삼성 '붙박이' 유격수로 활약했지만 올해부터는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겨 이학주 또는 박계범과 키스톤 콤비를 이루고 있다. 김상수는 최근 들어 호흡을 많이 맞춘 박계범에 대해 "박계범은 신인 때부터 제가 좋아하는 동생이어서 애정이 있다. 제가 해본 포지션이니까 옆에서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김상수는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야구를 더 열심히 하고 싶다. 김상수는 "아들로서 서로 열심히 하자고 동생(우디)과 자주 얘기한다"며 "실제 동생이 잘됐을 때 아버지가 기뻐하셨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30살의 나이가 주는 무게감을 덤덤히 끌어안은 김상수의 야구인생 2막은 이제 막 시작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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