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내 전자매장 일렉트로마트 매니저들이 단체 카톡방에서 여성 고객을 상대로 성희롱을 일삼고, 수리를 맡긴 컴퓨터에 담긴 나체 사진을 공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대구소비자단체협의회·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는 3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천동 이마트 월배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 직원들이 고객을 대상으로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욕설과 비하, 성희롱 및 개인정보 유출을 저질렀다. 이마트는 이를 인지하고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는 전국 이마트 전자매장 매니저 50~60명으로 구성된 단톡방에서 12명의 매니저가 지난해 6월 9일부터 7월 2일까지 여성 고객을 비하하고 고객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대화를 확인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문제가 된 12명 중에는 대구경북에서 근무하는 매니저가 포함됐다.
시민단체가 공개한 대화에 따르면 매니저들은 고객이 수리를 맡긴 컴퓨터에 저장된 사진을 공유하며 불법 음란 사이트 '소라넷' 회원이라며 성희롱했다.
아이폰 iOS 신규 애플리케이션 '줄자'의 기능을 시험한다며 여성 고객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자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고객에 대한 욕설과 외모 비하도 있었다. 고객의 요구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돼지 같은 X들', '미친 오크 같은 X', '쌍X 리액션 X 같아서' 등의 대화가 오갔다.
지난해 6월 한 행사에 여성 연예인이 다녀간 뒤에는 '애교가 많다' '주면 먹는다' 등의 대화를 나눴다. 노인 고객을 향해서는 '월요일 비 오고 틀딱(틀니를 낀 노인을 비하하는 말) 놀이터네'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승익 변호사는 "문제의 대화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은 물론이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마트 본사도 사용자로서 직원들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지난해 12월 단톡방 대화 내용을 입수한 제보자가 이마트 측에 상황을 알리고 시정을 요구했으나, 이마트는 직원들의 사적 행위로 여기고 실태조사와 징계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기자회견 이후에도 이마트가 아무런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는다면 대구 시민단체들이 본사를 항의 방문하고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사회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검찰도 관련 사실을 인지한 이상 수사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마트 측은 "지방 일렉트로마트 애플숍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일탈 행위를 했다.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진상 조사를 통해 사실 관계가 밝혀지면 관련자를 엄중 징계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마트 일렉트로마트에 근무하는 직원들 중 매니저는 대부분 본사에서 고용한 정규직이며, 일부 협력업체 직원들도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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