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구시내 거의 모든 초등학교는 텃밭을 운영한다. 상당한 규모의 텃밭을 보유, 운영하는 학교가 있는가하면, 텃밭이 없더라도 상자텃밭 형태로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
2018년까지 대구시내에서는 97개교가 대구시가 지원하는 '학교농장 조성사업'에 참여했고, 올해는 40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교육으로써 '학교 텃밭 가꾸기'는 여러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 발표되고 있지만, 학교텃밭운영에 애로도 많다.

◇ 흙과 생명을 좋아하게 된 아이들
대구시 명덕초등학교는 10여 년 전부터 교내 텃밭을 운영하고 있다. 텃밭 면적은 약 660㎡(200평)로, 보통의 다른 학교보다 훨씬 넓다. 명덕초교 학생들은 1학년 입학 때부터 자연스레 흙을 만지고 작물재배 체험을 한다. 전교생 350여명이 모두 텃밭농부가 되는 셈이다. 현재 6학년들은 1학년 입학 때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텃밭을 가꾸고 있다. 공동 텃밭뿐만 아니라 전교생이 모두 개인 상자텃밭을 갖고 있다. 명덕초교는 2017년과 2018년에는 대구시의 '학교농장 우수학교' 로 평가받았다.
텃밭 가꾸기를 통해 이 학교 아이들은 작물재배 방법과 생명의 신비로움을 체득하고 이를 관찰일지로 정리한다. 아이들의 텃밭 일지에는 진딧물, 벌, 감자꽃 등 도시 아이들이 평소 접하기 힘든 생명들이 가득하다. 이런 일련의 활동은 학생들에게 학습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집중력, 관찰력, 주의력을 기른다.
텃밭가꾸기를 담당하고 있는 이정숙 선생님은 "아이들이 쉬는 시간마다 텃밭에 와서 작물을 살피고, 애정이 넘쳐 때로는 물을 너무 자주 주는 경우도 있다"며 "아이들의 텃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놀라울 정도"라고 말한다. 전체 학생의 80% 정도가 텃밭 가꾸기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1학년 때부터 학교 텃밭을 가꾸어 온 이 학교 학생들은 "처음에는 흙이 더럽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고맙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배추, 상추, 감자를 기를 수 있다." "1, 2학년 때는 내가 잘 못하는 일을 형들이 도와주어서 잘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내가 1학년, 2학년들을 도와주고 있다." "내가 기른 채소를 집에 가져갔을 때 어머니와 아버지가 크게 칭찬해주셨다." "내가 기른 채소를 학교 근처 경로당과 어린이 복지재단에 갖다 줄 수 있어서 기뻤다." 는 등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명덕초 5학년 고도은 양, 전진완 군, 6학년 이라희 양, 박민호 군)

농촌 진흥청 관계자는 "텃밭 가꾸기는 학생들의 학업과 건강한 식생활에도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하는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일이기도 하다" 며 "텃밭 가꾸기가 학교전반에 보편화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 예산 및 아동 지도법 갖춘 전문가 부족
학교 텃밭 운영의 가장 큰 애로는 예산부족이다. 대구시의 학교농장 운영평가에서 우수학교로 선정된 학교가 받는 지원금은 200만원이다. (대구시 학교농장 지원 전체예산 9000만원, 2019년 기준.)
대구시는 매년 학교농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근거해 차등지급하는 만큼 명덕초등학교보다 적은 액수를 지원받는 학교들이 많다. 학교운영 예산 중 일부를 텃밭운영에 투입하지만, 기본적으로 예산이 부족한 편이다. 또 현장 실무 교사들은 "매년 텃밭 가꾸기 시작은 3월이지만 실제 예산 집행은 4월이라 농사준비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둘째는 전문 인력부족이다.
대구시는 효율적인 학교농장 관리를 위해 연2회 이상 도시농업관리사를 학교로 파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도시농업관리사들이 농업지식은 풍부하나 초등학생에 맞는 지도법이 부족해 학생들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어른들에게 이야기하듯 농사법을 설명하는 바람에 아이들이 쉽게 따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텃밭가꾸기에 관심 있는 선생님이 있는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 농사경험이 많고 텃밭에 관심이 많은 자원봉사자가 있는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의 텃밭 활성화 정도에 차이가 많다. 앞의 명덕초등학교의 경우 개인적으로 텃밭농사를 짓는 선생님이 텃밭활동을 맡고 있고, 농사기술을 갖춘 주무관, 농사에 애정이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텃밭을 잘 가꿀 수 있었다. 텃밭이 예쁘고 채소와 과일이 풍성하게 잘 자라니 학생들의 관심도 높아진 셈이다.
현장 교사들은 "텃밭농사 전문가들이 농사절기에 맞춰 탄력적으로 학교에 와서 도와 주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현재처럼 연 2회 이상 학교현장 지도가 아니라, 농사절기에 따라 방문지도 횟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방문 횟수도 늘려 달라는 요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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