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연극예술의 위대성

정철원 극단 한울림 대표

정철원 극단 한울림 대표
정철원 극단 한울림 대표

고대로부터 예술의 존재 의의와 목적에 대해 많은 질문이 제기되어 왔고, 그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해왔다. 그 가운데 예술의 영향력이 사회와 관계 맺는 방식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예술은 오로지 그 자신의 내적 가치를 위해 존재하며 외적인 어떠한 것으로부터도 영향을 주지도 받지도 아니하는 것과, 사람들이 예술을 통해서 세계를 인식하고 변화 시킬 수 있도록 하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하겠다. 예술 일반의 범주 아래, 연극예술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극은 특정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재구성된 인간의 경험을 몸짓과 언어로 표현하며 우리의 삶을 가장 유사하게 담아내는 종합예술로서 실제 인간의 삶을 모방하고 이를 허구로 가공하여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순간순간 메시지를 전하는 역동적인 예술이며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측면중 후자에 가장 많은 기능을 가진 예술이라 할수 있겠다.

필자는 이러한 사회적 역할로서의 연극적 기능을 가지고 교육이라는 명목아래 많은 대중들과 만남을 가졌으며 이는 내가 직접 무대화할 때와는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주었고 내가 왜 연극을 하는지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가지기도 한다.

지난 9월 3일 오후 7시 대구 서구문화회관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퍼블릭 프로그램인 '연극 울고넘는 박달재' 발표회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시민들의 문화참여 기회와 문화향유 기회가 확대되기를 바라면서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놀라운 점은 여기에 참여한 시민들이 30대에서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 다양했으며 직업 또한 다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극을 처음 접했으며 자기 스스로 '끼'를 가지고 무대에 서고 싶어서 참여했다기 보다는 내성적인 자신의 변화와 또 다른 세계의 경험을 하고 싶어서 참여했다는 쪽이 훨씬 많았다는 것이다. 약 4개월간의 교육기간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읽고 노래하고 움직이고를 반복하면서 이들은 나이도 잊고 직업도 잊은채 연극 공연이라는 하나의 공동된 목표를 두고서 서로를 격려하고 북돋워 주고 있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난뒤 이들의 표정은 묘한 행복감에 사로 잡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연극이 가지는 매력, 즉 혼자만이 아닌 다같이 참아내고 극복하며 오늘을 성취했기에 나누는 기쁨이었으리라.

어는 참가자가 이런 말을 한다. "전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연극을 하는 동안 정말 행복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연극할 때처럼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30이든 70이든 "내년에도 꼭 할꺼에요" 라고 어리광을 부린다. 나는 이렇게 답을 했다 "맨 마지막 대사 때 객석에서 울었어요. 여러분들의 진심이 들려서요. 연극예술은 정말 위대 한 것 같아요. 그러니 여러분 주변에 많이 알려주세요. 같이 할수 있도록." 정철원 극단 한울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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