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연 취소 대립에…'힙페' 예매객들만 피해 더 컸다

관객들 피해보상 해달라...주최측 대구시에서 책임져야, 대구시 주최측이 보상해야하는 부분이지만 법적으로 지원 검토

'2019 청년 대구로 청춘 힙합페스티벌' 취소 공지. 청년대구로청춘힙합페스티벌 페이스북

'2019 청년대구로청춘힙합페스티벌'(이하 힙페) 행사가 전날 밤 갑자기 취소되면서 티켓예매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행사 전날 밤 늦게 또는 당일 아침이 돼서 공연 취소 사실을 알게 된 예매객들이 숙박·교통 예매를 취소하지 못하거나, 이미 대구에 도착해 허탕을 치는 일들이 속출한 것.

대구시와 주최 측이 공연 취소를 놓고 의견 대립을 빚는 바람에 예매객에게 공연 취소 사실 통보가 늦어져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청이 강풍을 동반한 태풍 링링의 북상을 예보한 상황이었지만, 행사 전날 밤 10시쯤 SNS로만 예매객들에게 취소 사실을 알린 탓이다.

힙페 주최·주관사인 소셜런투유와 후원을 맡은 대구시에 따르면 해당 공연은 7일 정오부터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8시간 동안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태풍 예보에 시와 업체 측은 공연 취소를 논의했지만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대구시는 해당 행사에 전체 예산의 40%가량인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6일 오전 9시 30분쯤 힙페 행사 취소 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주최 측은 강행 입장을 밝히며 비와 바람에 대비한 시설물보강 작업을 진행했다.

오후 4시 SNS 등을 통해 최종 공연 여부를 알리기로 했던 주최 측은 6일 오후 4시 38분쯤 공연 진행을 최종 공지했다. 결국 하루종일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시는 이날 오후 9시 30분쯤 행사장 대관을 취소하는 것으로 공연을 막았다.

피해는 예매자들의 몫이었다. 대구시가 전날 밤 10시 8분쯤 SNS 계정을 통해 공연 취소 를 공지했을 뿐, 티켓 판매처의 취소 안내 문자는 당일 오전 9시에야 발송됐다.

세종시에서 가족 4명과 함께 대구청춘힙합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대구를 찾았다는 A씨는 "아이들의 실망한 모습을 보니 아빠로서 할 말이 없다"며 "KTX, 숙박 등 경비 50만원만 대구에 버리고 간다"고 불평했다.

한 누리꾼도 "태풍 소식은 며칠 전부터 있었다. 행사 취소를 대구시와 주최사가 빨리 결정할 수 있었는데도 늦춰 예매자들만 돈과 시간을 날렸다"고 지적했다.

주최사는 모든 책임을 대구시에 돌렸다. 손국원 소셜런투유 대표는 "대구시는 후원일 뿐 행사 취소 권한이 없다. 시가 대관을 취소해 행사를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관객 피해 보상 역시 시가 책임져야 한다.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김요한 대구시 청년정책과 과장은 "막강한 위력의 태풍을 코앞에 두고 공연을 진행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피해 보상은 주최 측에서 하는 것이 맞지만 지원할 부분이 있는지 법적인 부분은 검토해 보겠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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