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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 표창장 '사문서 위조' 논란…대구 법조계 판단은

법조계 "총장 의사, 위임 범위가 관건" "총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발행됐다면 사문서 위조죄 성립"
"작성 권한을 통상적으로 포괄 위임한 상태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동양대가 발행한 상장과 학위증이다. 왼쪽부터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상장은 교내 개별단체가 주는 상으로 상장 일련번호에 단체명이 적히고 하단에는 수여하는 단체장의 이름과 직인이 찍혀있다. 연합뉴스 DB.
동양대가 발행한 상장과 학위증이다. 왼쪽부터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상장은 교내 개별단체가 주는 상으로 상장 일련번호에 단체명이 적히고 하단에는 수여하는 단체장의 이름과 직인이 찍혀있다. 연합뉴스 DB.

동양대가 조국 법무부 장관 딸에게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발급한 것과 관련,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현재 검찰은 조 장관 부인을 사문서 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상태지만 검찰이 정 교수를 한 차례도 소환하지 않고 기소한 것은 공소권 남용이라는 지적과, 대학 총장 명의 표창장은 관행적으로 실무진이 발급해왔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대구 법조계는 이번 검찰의 기소 자체에는 대체로 문제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사문서 위조죄가 법리적으로 판단이 어려운 죄가 아닌데다, 기소 전 반드시 정 교수를 소환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법조계는 앞으로 '문서 작성 명의자인 총장의 의사'와 '발급 권한의 위임 범위'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판사 출신 남대하 변호사는 "총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발행됐다면 사문서 위조죄가 성립한다"며 "검찰 입장에서 보면 총장이 강력 반발하는 등 위조됐다고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또 "향후 재판과정에서도 명의자의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문서 위조죄는 총장의 직인이나 날인이 반드시 있어야 성립하는 게 아니라 명의자가 진정으로 작성한 문서로 볼 수 있을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춰 일반인이 오인하기에 충분한 정도면 성립한다"고 말했다.

형사전문 변호사인 천주현 변호사는 전결 규정 등 위임의 범위와 성격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변호사는 "학교 측이 총장 표창장 등 문서 작성권한을 통상적으로 포괄 위임한 상태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다만 포괄 위임이 흔하진 않다. 총장 직인을 대학 본부나 비서실에서 관리할 순 있어도 개별 단과대 특수목적 센터가 위임받았다는 건 이례적이다. 또 학교 측이 위임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임의 애초 취지와 내용을 벗어나 사적으로 남용한 경우도 위법이 된다"고 밝혔다.

천 변호사는 또 정 교수를 소환 없이 기소한 것도 공소권 남용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봤다. 위임자인 총장이 위임 취지에 반한다고 진술한 상황인데다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천 변호사는 "피고인 방어권은 공소제기 후 수사를 통해서도 보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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