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정국이 보수 통합의 계기가 될 지에 보수우파의 관심이 향하고 있다. 9월 10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 정치권에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회복을 위한 국민연대'(이하 반문반조(반 문재인, 반 조국)연대)를 제안해서다.
간단히 말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우파가 뭉쳐 문재인 정권과 한판 붙자는 것이다.
그런데 황교안 대표의 발언 당일 바른미래당의 중심에 있는 유승민 국회의원이 "함께 할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며칠 생각하지도 않고 '단박에' 협조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속단할 수는 없겠으나,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반문반조연대는 평범한 보수는 물론 극우와 부동층의 지지까지 그러모을 수 있다. 이는 이미 조국 찬성 대 조국 반대라는 틀로 윤곽이 잡힌 바 있다.
이에 조국 법무부 장관 및 문재인 대통령 반대자들은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반동탁연합군'을 떠올릴만하다. 한나라 왕실을 장악하고 폭정을 일삼던 '동탁'을 역적으로 규정, 타도를 외치며 전국에서 모인 군대를 가리킨다. 조조와 유비 등 훗날 유명해지는 인물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해 활약하는 무대가 바로 반동탁연합군이다.
그리고 주목할 인물이 있다. 바로 반동탁연합군 총대장 원소다. 동맹 결성 과정에서 맹주로 추대됐다. 당시 원소의 세력은 꽤 컸다. 반동탁연합군에 참여한 조조, 손권의 아버지 손견, 유비 모두 세력이 보잘것없던 시기다.
이걸 현재로 가져와 비유해 보면, 가장 큰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대표이자, 반문반조연대를 제안하며 가장 먼저 '선빵'을 날린, 황교안 대표를 떠올리게 만든다. 또한 동탁은 권력자 하진을 제거하고 정권을 잡았는데, 원소는 하진과의 인연으로 조정에 들어가 벼슬을 한 인물이다. 구도만 따지면 전 정권을 무너뜨린 현 정권을 다시 무너뜨리고자 하는 게 닮았다. 유승민 의원이 즉각 협조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밝히는 등 결성에 탄력이 붙고 있다는 점도 반문반조연대와 반동탁연합군이 비슷하다.
다만 반문반조연대가 아예 보수 정당 통합으로까지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 반동탁연합군이 힌트가 될 수 있다. 결성 될 때부터 해체될 운명도 동반했기 때문이다. 사실 황건적의 난, 십상시의 난, 동탁의 폭정 등 혼란기가 이어지자 독립적으로 힘을 기른 군벌들은 가장 큰 적 동탁을 물리치고자 협력했을 뿐, 동탁을 없애는 목표를 달성하지도 못하고 중도에 재빨리 흩어져 서로를 경쟁 상대로 삼았다. 이미 쇠락할대로 쇠락한 한나라 왕실의 부흥은 유비 정도에게 말고는 요원한 일이었다.
즉, 반동탁연합군의 목표는 동탁 타도만이 아니었던 셈이다. 마찬가지로 반문반조연대의 진짜 목표로 7개월 뒤 총선에서의 보수의 승리가 언급된다. 실은 갈라진 보수 야당들은 총선 준비를 위해 다시 보수층을 결집시킬 구실을 만들어야 했는데, 장관 임명 강행으로까지 이어진 조국 정국 만큼 좋은 명분이 없다는 해석이다.
그래서 반문반조연대가 내년 총선 즈음까지는 보수 승리를 위한 연대 체제로,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면서 누가 관우(정사에서는 손견)가 돼 동탁군 화웅의 목을 베는 전공을 올릴 지, 즉 선거에서 표를 많이 얻을 수 있는 두각을 드러낼 지 등의 내부 경쟁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물론 김칫국부터 마실 일은 아니다. 우선 반문반조연대가 어떻게 결성되는지, 혹여 흐지부지 되지는 않을지부터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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