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센병 환자의 친구이자 복음의 증인인 아치볼드 플레처 선교사의 헌신적인 삶에 바탕을 둔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아치볼드 플레처 선교사의 증손녀 제인이 할아버지의 인생 궤적을 추적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100여 년 전, 파란 눈의 이방인들이 조선을 찾아왔다. 빈곤과 무지로 황폐한 땅, 국권피탈로 나라의 운명이 어둡고 위태로운 땅에서 선교사들은 복음과 소망의 빛을 비추기 시작한다. 그들의 사랑과 섬김은 교회를 넘어 교육과 의료, 문화의 영역으로 퍼져나갔고, 각 영역에서 풍성한 숲으로 피어날 한 알의 씨앗이 되었다. 아치볼드 플레처 선교사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다.
미국 LA Times 기자였던 제인은 할아버지의 삶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할아버지가 한국에서 맺은 복음의 열매를 확인하는 동시에 일제가 한국에서 벌인 만행을 알게 된다. 제인은 한국에 와서 알게 된 한 일본인 구로키 교수와 의견과 인식대립으로 갈등을 겪는다. 제인은 일제의 만행뿐만 아니라 일본인 교수까지 미워하게 된다.
하지만 구로키 교수와 안동을 함께 다녀온 뒤 반전이 일어난다. 안동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소설은 '한국과 일본의 얽히고설킨 오랜 역사는 친일이나 반일로 간단히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과거 일본국을 이끌었던 군국주의자들과 선의를 가진 일본 국민을 분리해서 봐야하며, 과거 일본국과 현재 일본국 역시 구별해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웃을 원수로만 생각하고 배척하는 한 나와 이웃 모두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며, 용서하고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과 한국의 지난 역사는 이렇듯 한 개인의 삶을, 아니 이에 연관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수렁으로 몰아넣고 말았던 것인가? 이를 누가 보상해 줄 수 있으며, 그들의 아픔을 누가 매만질 수 있단 말인가? 과연 이들을 치료할 약이 있으며, 이들이 바라볼 미래의 소망은 있을까? 이런 생각에 잠기자 제인은 다시 그녀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플레처 할아버지는 잘 알지도 못하는 한국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셨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가지고 이들의 병든 영혼과 육신을 치료해 주셨다. 그렇다면 해답은 결국 복음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한국인이 자신의 쓴 마음을 뒤로하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일본을 품고, 복음을 전하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닐까? 이것이 자신의 아픔을 치료하고 상대의 어둔 눈을 열게 해주는 유일한 길이라는 확신이 그녀의 머리를 스쳤다.' -본문 157, 158쪽-

이 소설은 한일 양국간의 반목과 불행을 제인과 구로키 교수의 갈등을 통해 사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두 사람의 화해와 사랑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나아가야 할 길을 은유적으로 제시한다.
작품 속에는 달구벌대로, 계산성당, 청라언덕, 3·1독립만세길, 동대구역, 대구타워, 대구 애락원, 동산의료원 등 대구 지명과 건물이 자주 등장해 대구 독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지은이 김진환은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사실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서양 선교사들(주로 미국인)이 이 땅에 가져다 준 복음과 자유, 민주주의는 오늘날 한국이 이처럼 번영하는 데 커다란 바탕이 되었다. 그 은혜에 감사함은 말로 다 하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은이 김진환 작가는 동아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단편소설 '한탄강 가을바람'으로 등단했다. 한국문협, 경남문협, 경남소설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천시 문화상, 이육사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대구서현교회 집사로 있다. 박재삼문학관 운영회장을 역임했다. 전재규 작가는 경북대 의대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의사의 눈으로 본 십계명' '대구는 제2예루살렘' 등 40여권의 책을 펴냈다. 254쪽, 1만 5천원.
한편 이 책 출판 기념회가 사)대한민국역사문화운동본부 주최로 지난 19일(목) 오후 3시 대구 동산병원 별관(대신동) 5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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