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주민참여예산, 참여를 넘어 자치로

강보홍 제4기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

강보홍 제4기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
강보홍 제4기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 그 총회가 지난 2일 주민참여예산위원, 시민, 청소년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시청에서 열렸다. 주민참여예산총회는 시민들이 제안한 사업을 숙의와 심사 과정을 거쳐 2020년 예산으로 편성할 사업을 확정하고, 지난 3년간 시행한 사업과 청소년들이 제안한 사업 중 우수 사업을 선정하는 등 시민과 청소년,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이 모여 한마당 축제를 여는 자리다.

올해 총회에서 결정한 2020년 사업은 시정참여형사업(市) 90억원이며, 지역참여형사업(區·郡) 40억원과 읍면동지역회의지원사업 20억원은 구·군 참여예산총회와 읍면동지역회의 총회에서 결정해서 상정한 사업을 시 총회에서 승인함으로써 구·군의 심의권과 자율성을 보장하였다.

우수사업경진대회에서는 1차 심사를 통해 선정된 16개 사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 공모사업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남구의 '고산골 입구 계단환경 개선사업'을 비롯한 3개 사업이 선정되었다. 또한 지역회의사업 분야에서는 최우수상을 수상한 남구 이천동의 '보이는 소화기사업' 등 역시 3개 사업을 선발하였고, 청소년들이 그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제안하는 청소년 참여예산 제안대회도 1차 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12개 동아리 중 대상을 수상한 강북고 경세제민팀을 비롯하여 5개 팀을 선정하였다.

2015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는 그동안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하였고 사업 내용도 공동체 활성화나 사회적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이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수준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대구시는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통한 홍보는 물론 지난 4년간의 발자취를 담은 백서와 청소년들을 위한 만화 '우리 동네 행복 프로젝트 알기 쉬운 주민참여예산제'를 발간하여 도서관, 청소년 단체, 지역아동센터 등에 배부하는 등 다양하게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주민의 권리와 책임감을 높이는 한층 성숙된 풀뿌리 민주주의이며 이 제도의 성패는 시민들의 참여와 역량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내 주변과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공동체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함께 고민할 때 마을과 지역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공모사업 건수가 증가하고 제안 사업의 수준이 성숙하는 것을 보면 시민들의 대구 사랑과 주민참여예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공무원에 대하여 가졌던 권위적이고 공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의 편견과 부정적 시각이 말끔히 해소됐다. 주말인데도 메시지가 왔다. 정중한 인사로 시작된 담당 주무관의 메시지는 주민참여예산제의 업무 처리와 일정, 진행 결과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알려주었다.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업무에 대한 자긍심과 열정으로 휴일도 잊은 듯했다. 이래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가 전국에서 우수 사업으로 선정되었나 보다.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는 늘 시민들의 관심과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 제5기 주민참여예산위원 공모와 내년 주민참여예산사업 공모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리며 우리 모두 대구 행복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내 주변과 이웃을 돌아보고,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함께 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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