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주가 하락 등으로 공모펀드 매력이 떨어지고, 저금리로 인해 시중자금이 늘어나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사모펀드는 주식과 단기 금융상품 중심의 공모펀드에 비해 부동산과 채권, 특별자산 등 다양한 유형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금융당국 관리·감독이 느슨해 투자자 보호가 약할 수 있고, 높은 리스크 탓에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위험도 있다.
◆높은 수익률에 사모펀드로 몰리는 투자자
사모펀드는 말 그대로 사적으로 모인 펀드를 말한다. 모집 인원이 49인 이하로 규정돼 있다. 소수 투자자로 운용되는 것이다. 크게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으로 나뉜다. 전문투자형은 1억원 이상이면 참여할 수 있고, 경영참여형은 3억원 이상으로 투자규모가 제한된다. 투자 규모와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공모(公募)펀드와 다른 점이다.
사모펀드 규모는 2016년 공모펀드를 앞지른 뒤 최근까지 급성장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381조2천6억원이다. 지난해 말 329조7억원에서 15.9% 증가했다. 전년 동월 307조8천137억원보다는 23.8%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15.7%, 13.6%에서 올해 급증한 것이다.
사모펀드는 투자 유형이 다양하다. 올해 7월 기준 특별자산(항공기·선박·지식재산권·탄소배출권 등) 투자 비중이 21.8%였고 부동산 21.6%, 채권 21.3% 등이었다. 특히 공모펀드에선 0.5% 비중에 불과한 부동산 투자 비중이 눈에 띈다. 빌딩 같은 건물과 토지 등 부동산에 대한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자산가들의 투자를 모으는 방식이다. 통상 부동산 투자 기간은 1년 6개월에서 2년까지다.
최근에는 아시아권 무역금융펀드가 두드러지고 있다. 수출·입 업체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주는 '금융기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출·입 물품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만기도 약 1년으로 짧아 부동산보다 유동성이 있다.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투자사 관계자는 "금융기관 예·적금 금리가 연 1%대인 상황에서 사모펀드의 경우 4, 5%가량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며 "특정한 투자 목적을 가지고 소수가 모여 운영하길 원하는 자산가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투자 때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들
거액을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금융당국 감독에서 벗어나 있다. 공시 의무가 없고, 운영사의 투자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 투자자 보호 규제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전략과 투자대상에 대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고, 펀드매니저의 과거 운용성과 등도 살펴야 한다.
사모펀드를 가장한 불법유사수신이 아닌지 조심해야 한다. 펀드는 운용회사와 판매회사가 구분돼 있다. 사모펀드의 경우도 자산운용사가 운용하고, 펀드 판매 자격을 갖춘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판매할 수 있다. 이들 자산운용회사와 판매회사가 제도권 금융회사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펀드는 실적배당 상품으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즉 '원금이 보장되는 고수익 사모펀드'라는 광고는 불법유사수신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사모펀드는 분산투자와 공시, 운용보고서 등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투자자 보호와 관련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특정 종목에 펀드 재산 대부분을 투자한다면 해당 종목 가격 변동에 따라 상당한 손실을 볼 수 있다. 펀드매니저 교체 등 펀드 관련한 변경 내용을 제때 알기 어려울 수 있는 구조이다.
투자전략과 투자대상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펀드 성과에 연동해 운용보수를 받는 경우 고위험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큰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당 펀드의 주된 투자대상과 투자전략이 무엇인지 집합투자규약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펀드매니저의 경력과 과거 운용성과도 봐야 한다. 담당 펀드매니저의 과거 운용경력이 펀드투자 결정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특히 성과보수를 부과하는 펀드는 운용인력의 경력과 과거 성과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환매 제한 여부 역시 점검해야 한다. 공모펀드는 환매가 금지되는 펀드의 상장을 의무화하고 있어서 투자자금을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환매가 금지되더라도 상장의무가 없어서 현금화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 환매가 불가능하거나 분기와 반기 등 일정 주기로만 환매가 이루어지는 등 환매에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가입 후 일정기간 안에 환매할 경우 높은 수수료를 부담할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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