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법조인이 많이 줄어든 원인으로는 수도권 대학과의 학력 차이가 근본적이지만, 로스쿨의 스펙 위주 평가와, 대학 본부차원의 관리 부실도 큰 요인으로 손꼽힌다.
대부분의 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형식적으로만 법학과를 폐지하고 실제로는 학부생들을 상대로 체계적으로 법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에 반해 경북대에서 학부생들이 들을 수 있는 법학 관련 과목은 하나도 없다.
경북대 로스쿨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 학부생들은 학교에서 개설한 법학 과목을 이수한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해 좋은 평가를 받지만, 경북대 학생은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며 "지난해부터 본부차원에서 법학 관련 교양 과목을 개설하기 위한 내부 논의에 들어갔지만, 학과 간 이해관계에 부딪혀 전혀 진전이 없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지역 출신 법조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은 현장에 있는 변호사들도 실감하는 부분이다. 로스쿨 도입 이후에는 사법시험 시절처럼 연수원을 졸업하고 고향에서 개업하는 전통적인 모델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변호사회에 따르면 현재 대구변호사회에 등록된 경북대·영남대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모두 173명이다. 경북대·영남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1~7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전체 1천12명 법조인 가운데 17% 정도만 지역에 남은 셈이다.
경북대 로스쿨을 졸업한 한 30대 변호사는 "대구의 경우 취업문이 좁아 많은 동문들이 서울로 향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들어 사시와 로스쿨 출신이 모여 있는 경북대 법조동문회에서도 경북대 졸업생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로스쿨 도입 이후 경북대 법학과가 사라지면서 후배 법조인을 양성할 시스템이 사라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입시부터 '지역대학 출신 할당제'가 의무화되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지만, 로스쿨 내부적으로는 오히려 수도권 대학과의 학력 격차만 벌려놓을 것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경북대 로스쿨 관계자는 "지역할당의 취지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전국 대학이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수도권 대학은 제외한 채 지역 대학에만 할당제를 강제하는 것은 오히려 전체적인 수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무제의 취지도 좋지만, 지금은 국립대 학생들의 법학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지역대학 출신 할당제=지방 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령에 따르면 로스쿨 등 전문대학원은 정원의 20% 이상을 해당 지역 대학 졸업생으로 선발해야 한다. 그동안 이 조항은 권고사항이었지만, 올해 입시부터 의무화됐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