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 국제유가 급등, 국내 유가도 비상?

브렌트유 선물 16일 한때 19% 이상 급등, 산업부 정유업계와 긴급회의
국내 유가에는 2,3주 시차 두고 영향 줄 전망, 사태 장기화 때는 국내 비축유 방출 가능성도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피습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16일 한때 19% 이상 급등했다. 사우디는 국내 원유 수입분 3분의 1 가까이를 공급하고 있어 국내 유가에도 2, 3주 내로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아람코의 최대 석유시설 두 곳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해당 시설의 가동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하루 57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에 제동이 걸렸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5% 수준이다.

국제 원유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16일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장 초반 배럴당 11.73달러 오른 71.95달러에 거래되며 19% 이상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선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장 초반 15% 오른 배럴당 63.34달러까지 올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우디 정부의 원유시설 복구 속도에 따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국제 유가가 국내에 반영되는 데 통상 2, 3주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달 말쯤부터 이번 사태가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다만 사우디가 전 세계 여러 곳에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해두고 있어 산유량 부족분을 대체할 수 있고, 미국 등 다른 산유국의 전략비축유 방출로 장기적 타격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15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무역보험공사에서 정유업계와 긴급회의를 열었다. 정유사들은 단기적으로 원유 선적 물량과 일정에 큰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으나 정부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원유 수급 차질과 국제유가 상승을 면밀히 점검할 방침이다. 필요시 다른 산유국으로부터 대체물량을 확보하고 국내 석유가격 변동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장은 국내 비축유 방출까지 갈 상황은 아닌것 같지만 국내 원유 도입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되면 방출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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