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군, 노후 썬플라워호 대체 새 여객선 찾는다

울릉도 주민들, 썬플라워호 떠나보내는 아쉬움 뒤로 한 채…더 좋은 연락선 기대해

2020년 나이가 들어 운항을 멈추는 썬플라워호가 울릉도 도동항에 정박중이다. 울릉군청 제공.
2020년 나이가 들어 운항을 멈추는 썬플라워호가 울릉도 도동항에 정박중이다. 울릉군청 제공.

울릉도와 뭍을 연결하는 여객선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언제나 함께 하는 친구다.

울릉도 주민들은 여객선을 연락선이라 부른다. 자녀가 자라서 뭍으로 나갈 때, 가족이 아파서 병원을 오갈 때도 연락선을 탄다. 해마다 수십만 명의 여행객들과 울릉도를 연결도 한다. 연락선은 울릉도 주민들에게 삶의 한 부분이고 생명을 이어주는 통로인 셈이다.

현재 울릉도를 오가는 연락선은 모두 8척(포항3척, 후포1척, 묵호2척, 강릉2척)이다. 이 중에서도 1995년 울릉도 주민들과 친구가 된 대형여객선인 썬플라워호는 남다른 연락선이다. 현재까지도 크기와 속력이 최고다.

2천394t의 3층짜리 썬플라워호는 한때 920명의 승객을 싣고 포항에서 217㎞를 달려 2시간 50분 만에 울릉도에 도착했다. 여기다 차량 10여대와 신선식품을 포함한 화물 20여톤에 우편도 함께 실었다. 봄철이면 울릉도에 지천인 산나물도 실어 날랐다.

최근 10여년 동안 울릉도를 오가는 소형여객선은 많이 생겨났다. 이 여객선은 500여t 크기에 400여명의 승객을 실어 나른다. 크기도 작고 속력도 느리다보니 연락선의 가치로는 썬플라워호와 비교할 수 없다.

여객선 시장은 갈라지고 돈 벌이가 줄어들면서 경쟁이 심하다. 빠르고 큰 대형여객선 사업을 기피하는 게 현실이다. 수익이 더 큰 소형여객선 시장만 활황을 누리고 있다. 결국 대형여객선인 썬플라워호 같은 연락선은 울릉도에서 사라질 위기를 맞았다.

불과 몇 개월 후인 2020년, 썬플라워호는 수명(여객선 최대나이 25살)을 다해 이젠 쉬어야 한다. 울릉도 주민들의 아쉬움은 말로 다 못한다. 더구나 그 친구를 대신할 연락선은 나타나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

지난해부터 울릉군(군수 김병수)은 대형여객선 지원 조례를 만들고, 새 연락선을 찾기 위한 통 큰 사업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올해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가 울릉도 주민들을 위해 사업에 적극 동참했고, 9월 초 울릉군은 대형여객선 사업자 공모에 들어간 상태다.

새로운 여객선은 ▷총톤수 2천t 이상 ▷최대속력 40노트 이상 ▷최대파고 4.2미터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아침에 포항으로 나갔다가 저녁에 울릉으로 돌아와야 하며 보금자리는 울릉도다. 운항에 따라 손해가 생기면, 20년 이상 수백억원까지도 울릉군과 경북도가 전액 지원도 한다. 지금껏 머뭇거리던 사업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조건이다.

크기와 속력, 최대파고 등을 살펴보면 새 연락선은 썬플라워호 만큼 멋진 친구인 것 같다. 올해 안에 사업자가 정해지면 울릉도 주민들도 정들었던 친구인 썬플라워호를 기분 좋게 떠나보낼 수 있을 것이다.

사업자 선정, 경북도 조례 제정, 여객선 건조 등 앞으로 남은 일들도 많다. 경북도와 정부의 협력과 지원이 절실하다. 울릉도 주민들은 썬플라워호를 닮은 새 연락선 친구를 빨리 만날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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