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는 의원입니다] 김정희 울진군의회 의원

초선의원의 겁없는 행보 관심
‘인기보다는 소신있는 정치인 되고 싶어’

싸움꾼이라는 별명이 최고의 칭찬이라는 김정희 울진군의회 의원. 그의 노트에는 주민들로부터 모은 건의사항으로 빼곡했다. 신동우 기자
싸움꾼이라는 별명이 최고의 칭찬이라는 김정희 울진군의회 의원. 그의 노트에는 주민들로부터 모은 건의사항으로 빼곡했다. 신동우 기자

"재당선이요? 지역을 위해 해놓은게 없다면 차라리 안되는 편이 낫습니다."

정치인을 여러 분류로 나눠본다면 김정희(54·무소속) 울진군의회 의원은 분명히 '싸움꾼'에 가깝다.

제8대 울진군의회가 결성된 이후, 김 군의원은 5분 발언과 군정질의를 통해 가장 많은 문제 제기를 한 인물이다. 회기마다 새로운 이슈를 찾아내 해당 공무원들을 날카롭게 몰아세우기로 유명하다.

'끼리끼리 모여 서로 칭찬하라고 주민들이 표를 준 건 아니지 않겠나'는 김 군의원의 말이 그의 신념을 명확히 보여준다.

경북 울진군 후포면에서 나고 자란 그는 지역 선후배들에게 갚을 목숨의 빚이 있다고 말한다.

2002년 IMF 후폭풍의 여파로 가업인 수산물가공공장이 부도를 맞은 데다가 교통사고로 2등급 장애인이 돼버린 그였다.

"당시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저를 지역 선후배들이 부축해 여행도 다니며 계속 용기를 심어 줬어요. 하루하루 낙담에 빠져있던 저를 구렁텅이에서 건져준거죠."

새로운 삶의 희망을 얻은 이후 그는 후포지역을 중심으로 청년단체 등 각종 사회운동에 나섰다. 그리고 보다 높은 꿈을 위해 2014년 처음으로 지역 정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총선과 보궐선거 등 2차례에 걸쳐 차선으로 번번이 낙선했지만, 세번째 끈질긴 도전으로 그는 제8대 울진군의회에 당선됐다.

염원하던 군의원의 길이지만 그는 입성하자마자 제법 많은 적을 만들어 냈다. 너무나 강직한 성격 탓에 지역민들과 부딪치는 일이 잦은 탓이다.

실례로 지난 1월 후포공영주차장(가칭) 건립을 두고 울진군이 높은 예산을 약속했지만, '감정 부실로 과다한 예산이 책정됐다'며 심의를 무산시킨 그에게 주민들이 격한 분노를 쏟아냈을 정도다.

그럼에도 그는 "주민 모두가 납득하지 못할 이유로 혈세가 낭비돼서는 안된다"며 지금까지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주변에서는 '재선을 위해 슬슬 표 관리를 하라'는 걱정을 던지지만, 김 군의원은 "떳떳하지 못할 바에야 인기가 없어도 좋다"며 오히려 당당히 목소리를 높인다.

요즘도 김 군의원은 청소년 보호와 원전 관련 예산 집행에 대한 공론화를 준비하며 집행부와 싸울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런 매력 덕분인지 그는 요즘 반대파 못지 않은 지지기반을 모으고 있다. 눈치 보지 않는 그의 걸음에 동조하는 사람들이다.

"여느 정치인이 그렇듯 주민들에게 부정적으로만 비춰지는 군의원의 역할을 바꿔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진심으로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정치인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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