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을 TV로만 보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지금은 TV에 방영화지 않는 프로그램이 더 인기를 얻기도 합니다. 이게 다 '넷플릭스'라는 괴물같은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왓챠 등과 같이 영화, 드라마와 같은 영상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서비스를 OTT(Over The Top) 서비스라고 합니다.
매일신문과 빅데이터 연구업체인 더아이엠씨는 성장하고 있는 OTT 서비스 시장을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해 봤습니다. 분석도구는 더아이엠씨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텍스톰'을 사용했습니다.

◆OTT서비스는 '미드'를 보기 위한 것?
OTT와 관련된 빅데이터는 대표적인 OTT서비스인 '넷플릭스'와 '왓챠', 그리고 곧 서비스 예정인 '디즈니플러스'를 중심 키워드로 데이터를 모았습니다. 데이터 수집량만 봐도 넷플릭스가 이 시장의 압도적인 강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총 18만7천540건의 데이터 중 넷플릭스 관련 데이터는 14만7천116건인데 비해 왓챠는 3만8천83건, 디즈니 플러스는 2천341건이 수집됐습니다.
우리나라 OTT 사용자들은 OTT를 소위 '미드'라 불리는 미국드라마를 보기 위해 쓴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워드클라우드에서 가장 크게 등장한 단어가 '미드'이며, 사이사이에 '왕좌의 게임', '기묘한 이야기', '킬링이브', '지정생존자'와 같이 미국 드라마의 비중이 꽤 보입니다. 데이터에 나타난 국가별 드라마 선호도만 봐도 넷플릭스와 왓챠 모두 미국드라마가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넷플릭스와 관련된 키워드 중 '인생 콘텐츠'와 관련된 키워드만 모아 워드클라우드를 구성한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브레이킹 배드', '킬링이브', '보디가드' 등 넷플릭스가 방영화는 TV드라마 또는 자체 제작 드라마가 많이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넷플릭스추천 - 브레이킹 배드 (안 본 사람이랑 겸상 안 해...).. 넷플릭스에 전 시즌이 다 있단 말임!! 꼭 봐 주!! 아니 근데 아직도 브레이킹 배드 안 본..."
always_happy**** / 네이버 블로그
한편 왓챠 이용자의 경우는 일본드라마 '중쇄를 찍자'가 많이 언급됐으며, 그 뒤로 '웨스트 월드', '치아문단순적소미호'와 같은 콘텐츠들이 왓챠 사용자의 '인생 콘텐츠'로 언급됐습니다. 선호도는 아래 표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 OTT, 주말에 친구와 여행가서 맥주 마시며 본다
키워드를 분석해보니 OTT 서비스를 같이 보는 사람으로는 '친구'가 가장 많았고, 장소로 언급된 곳은 '여행'이 제일 많았습니다. 또한 언어 공부를 위해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영어', '일본어', '중국어' 순으로 빈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네요. 가장 많이 즐기는 시간으로는 '주말'로 나타났고, '저녁'과 '새벽'에도 OTT 서비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OTT를 즐기며 함께 먹는 음식 중 주류에서는 맥주가 압도적으로 많이 언급됐습니다. 식사대용으로는 '빵', '치킨', '떡볶이'를 가장 선호했고 그 외 '과자', '라면', '과일', '피자' 등의 음식이 언급됐습니다.
친구랑 우리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면서 신전떡볶이를... 미뤘던 넷플릭스 폰에 연결하기! 그동안 티비랑 노트북으로 밖에 못 보는 줄...
cj12**** / 네이버 블로그
왓챠에 라라랜드가 있다니! 지금 당장 맥주랑 함께 본다 c16dfletfiUz**** / 트위터
◆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가 출격한다면?
올해 11월 미국에서 서비스될 예정인 디즈니 플러스는 OTT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해보니 그 파괴력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석대상이 된 3개 서비스에 공통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 중 일부는 디즈니와 관련된 콘텐츠들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마블', '스파이더맨', '알라딘', '라이온킹', '아이언맨'과 같은 것들이죠. 특히 '마블' 키워드와 관련된 콘텐츠가 많이 언급됐는데요, 아래에 있는 디즈니 플러스 키워드 분석표 상 절반 이상의 키워드가 마블과 관련된 콘텐츠들이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의 강점은 디즈니가 엄청난 양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현재 디즈니에서 제작한 고전 영화나 시리즈들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무료로 잘 풀리지 않은 상황이며, 만약 이 콘텐츠들이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된다면 엄청난 수의 고객 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네티즌들도 디즈니 플러스에 대한 기대를 아끼지 않고 있네요.
헐 디즈니 플러스 진짜로 나오는구나ㄷㄷ 3월 초중반쯤에 졸작 작품 뭐로 할까 이것저것 기사랑 뉴스 좀 봤는데 그중에 곧 디즈니가 넷플릭스처럼 될것이다 라는 게 있었음 근데 진짜 되니까 신기하다 그 저작권으로 꽁꽁 싸맨 디즈니가 이리 풀리다니 신기방기
likesu**** / 트위터
헐 미친 나 홀로 집에 리메이크 한대ㅋㅋㅋ 디즈니플러스에 없는 게 없으려나봐ㅋㅋㅋ
judyhoops_w**** / 트위터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에도 약점은 있습니다. 일단 타 회사의 콘텐츠는 서비스하지 않기 때문에 콘텐츠 다양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디즈니플러스가 미국에서 '청소년 관람가'에 속하는 'PG-13' 등급을 넘지 않는 콘텐츠만 제공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 또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디즈니플러스, ESPN+. 훌루 등 디즈니 제공 콘텐츠를 모두 즐기려면 12.99달러(한화 약 1만5천400원)의 돈이 들기 때문에 이 또한 장벽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 얼마나 준비했을까
18일 한국의 대표적 OTT라 할 수 있는 SK텔레콤의 '옥수수'와 KBS, MBC, SBS 3사의 '푹(POOQ) TV'를 합쳐 '웨이브'라는 서비스가 실시됐습니다. 두 서비스의 유료가입자가 약 670만명으로 국내 최대입니다. 선점효과를 위해 옥수수 가입자가 푹으로 이동할 경우 SK브로드밴드의 기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JTBC와 CJ E&M이 합작으로 OTT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도 언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하지만 국내 토종 서비스의 경쟁력에 관해서는 다소 비관적으로 보입니다. 애초에 가지고 있는 콘텐츠의 양과 질이 해외 서비스들에 비해 낮은 것이 현실이며, 투자 금액도 해외 서비스들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입니다. 웨이브의 경우 2천억원을 콘텐츠 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데 비해 넷플릭스는 작년 콘텐츠 투자에만 120억 달러(한화 약 14조 5천 억 원), 디즈니플러스는 2020년 콘텐츠 투자를 위해 10억 달러(한화 1조 천억 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며 향후 비용을 늘려갈 것이라 발표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되면 해외 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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