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구제역으로 폐농 위기에 몰렸던 경북 안동지역의 양돈농가들이 이번엔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1월 안동의 한 돼지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당시 안동지역 축산농가를 폐농으로 몰아가는 결과를 가져왔다.
구제역 파동 6개월 만에 전국의 소와 돼지 348만여 두가 살처분되는 아픔을 겪었다. 안동에서만 구제역으로 소 3만5천여 두, 돼지 10만8천여 두가 살처분돼 축산 사육 기반마저 송두리째 앗아갔다.
안동의 경우 구제역 방역과 매몰작업에 나섰던 공무원 1명이 숨지고, 임산부의 유산과 후유증 등 지역 전체를 패닉 상태로 빠져들게 했으며,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구제역 발생지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안동은 구제역은 물론 가축 질병이 발생할 때면 유독 민감하고 악몽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파주와 연천지역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안동지역 양돈농가와 축산당국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특히 돼지열병 확진농가가 발생한 연천지역의 한 농가를 방문한 차량 2대가 인근의 예천, 김천, 칠곡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역학조사에 나서는 등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안동시는 지난 17일 오전 6시 30분부터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 48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해 놓고 있다. 지역 내 63개 양돈농가에서 가축과 사람, 차량의 이동을 완전 차단한 것이다.
또 톨게이트 입구와 지역 내 국도 진출입로에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하고 민간인 8명과 공무원 3명 등 모두 11명으로 구성된 24시간 감시체제도 구축했다.
이뿐 아니라 양돈운반차량은 소독필증을 교부받지 못하면 이동 자체를 못하도록 금지시켰고, 지역에서 준비되고 있던 모든 축산 행사도 연기 또는 취소하도록 했다.
농가들도 초긴장 상태로 차단방역에 중점을 두고 있다.
2만여두의 돼지를 사육, 안동 최대 양돈농가인 이화축산 권기택 양돈 명장은 "안동은 다른 지역보다 구제역 등 축산 전염병에 대해 농장주들이 더 많이 긴장한다"며 "우리나라에 새로운 축산 전염병이 발병했다는 것 자체가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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