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수 풍자] 보수寺(여의도) 스님들, TK 암자에 입적 늘어

삭발 열풍, 국회가 자칫 사찰로 비춰질 수도

5선 이주영(사진 가운데) 국회의원도 삭발 대열에 동참했다. 연합뉴스
5선 이주영(사진 가운데) 국회의원도 삭발 대열에 동참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삭발식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여의도 국회에는 삭발한 정치인들을 손쉽게 볼 수 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삭발 테이프를 끊었으며, 이후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에 이어 황교안 대표 그리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과감하게 머리를 밀었다. 5선의 중진급 의원인 이주영, 심재철 의원도 삭발에 동참했다. 국회에서 하루동안 삭발한 여러 정치인들을 보면, 혹시 사찰에 잘못왔나 착각할 정도.

삭발 릴레이 첫 테이프를 끊은 이언주 의원. 연합뉴스
삭발 릴레이 첫 테이프를 끊은 이언주 의원. 연합뉴스

황교안 대표는 보수사(자유한국당) 주지 격이다. 김 전 지사 역시 교구 본사 주지 정도의 함량은 된다. 이주영, 심재철 의원도 국장급 반열의 중진 스님으로 보일 수 있다. 이언주, 박인숙 의원은 비구니 간부 스님으로 비춰질 수 있다. 나경원 보수사 원내대표도 삭발 대오에 동참할 것을 은근히 강요받고 있다. 자칫 여의도에 삭발 열풍이 불지 않을까 염려까지 될 정도다. 여야의 끝장대치는 빛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이다.

'조국 사퇴'를 촉구하는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내외의 공동 삭발식. 연합뉴스

보수사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TK(대구경북) 암자에도 삭발 대열에 동참하는 입적자들이 쏙쏙 등장하고 있다.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인 강효상 국회의원(비례대표)이 17일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삭발식을 거행했으며, 18일에는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부부(부인 박재옥)가 동반 삭발을 감행했다.

집권사(청와대)와 최대 계파의 더불사(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항거하고 있는 보수사의 집단 삭발 물결이 어디까지 번질 지는 알 수가 없다. 조국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삭발의 의미는 무겁다.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구국의 투쟁이자 굳은 의지의 표현이다. 부디, 더 이상 삭발 릴레이가 들불처럼 번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국회가 삭발한 국회의원으로 가득찬 사찰로 비춰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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