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인 가구 비중이 50%를 상회하며 표준으로 자리잡는 가운데 이들의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상품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식품 및 배달업계는 '나혼자족' 맞춤형 상품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고 소포장 육류 판매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 식품업계 "작아야 많이 판다"
식품업계에서는 최근 소용량 상품 출시가 유행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대명사 '투게더' 제조사 빙그레는 최근 기존 900㎖ 용량의 3분의1인 300㎖로 한손에 들어오는 '투게더 미니어처'를 출시했다. '아빠', '가족'이라는 콘셉트로 대용량 제품을 고집해왔지만 이를 소비하기 어려운 1인가구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큐원 홈메이드 팬케익믹스', '계란빵믹스' 등 팬케익 분말 등을 판매하는 삼양사는 1인 가구를 노린 소용량, 초간편 제품 출시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코케익믹스'와 '고구마케익믹스'를 출시했다. 재료를 1인분(70g) 용량으로 파우치 포장에 담아 판매한다. 삼양사 관계자는 "1인 가구 확산 트렌드에 맞춰 조리 편의성을 극대화 한 소용량 파우치 포장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과업계도 소용량 제품 구성을 늘리고 있다. 롯데제과는 대표 스낵 고깔콘을 소포장한 '꼬깔콘 플레이'를 출시했다. 포장 봉지의 너비는 기존 대비 60% 수준으로 가격은 3분의 2 수준이다. 농심도 '미니 바나나킥'을 출시했다. 중량 50g으로 혼자 먹기 좋은 크기로 만들었다. 농심 측은 판매 추이에 따라 더 많은 미니 포장 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제과는 지난 1월 몽쉘을 한 입 크기로 줄인 '쁘띠 몽쉘 생크림케이크'를 출시했다. 상반기에만 4천만개가 넘게 팔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해태제과도 기존 제품 크기 절반 수준의 '오예스 미니'를 지난 3월 출시하고 3개월 연속 판매액 10억원을 넘겼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모여 먹는 문화가 많이 사라진데다 여럿이 먹더라도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른 제품을 먹는 추세"라며 "제조사도 중량 대비 단가가 높은 '미니'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업계도 1인 메뉴
배달업계 역시 1인 가구용 메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음식값에 숨어있는 배달 비용을 생각하면 기피 대상이었던 1인 가구지만 이제는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놓칠 수 없는 고객이 됐기 때문이다.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에 따르면 하루 두 번 배달앱으로 식사를 주문하는 '두끼 배달 혼밥족'이 지난해보다 2배 증가했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측은 점심시간에 배달음식으로 개인시간을 확보하고 퇴근 후에는 집에서 편하게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했다.
배달앱 요기요는 지난 2016년 1인분 주문 카테고리를 선보였고 지난해 11월부터는 1만원 이하 주문에 대한 수수료를 폐지해 대응하고 있다
1인가구 맞춤형 메뉴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BBQ는 이달 들어 1인 가구를 위한 '황금올리브 살치파파 치킨세트'를 출시했다. 포테이토칩과 소시지 위에 할라피뇨와 다양한 소스를 얹은 에콰도르 음식 '살치파파'에 황금올리브치킨 반마리를 더해 1만6천원에 판매한다.

미스터피자는 지난 4월 요기요와 함께 '1인 피자 세트 3종'을 선보였다. 요기요 1인분 주문 카테고리에서 제한적으로 판매하는 이 메뉴는 피자에 감자튀김과 콜라를 더한 세트를 1만원에 판매한다. 대신 피자는 라지사이즈 2조각 크기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지금까지 피자는 한판은 1인 가구에겐 부담스러웠다. 차별화한 메뉴 구성으로 1인 피자 시장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포장한 고기 '포션육'
육류시장에서도 소포장 제품 소비가 증가세다. 100g 단위까지 소분해 포장 판매하는 육류를 '포션육'(portion meat)이라고 부르는데 최근들어 판매가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18년 국내 식품생산실적 통계'에 따르면 쇠고기 포장육 생산 실적은 5조원으로 전년의 4조5천11억원에 비해 약 11%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8년 식품소비행태' 조사에서는 300g으로 소포장된 쇠고기 구입 비중이 2015년 14.0%에서 2018년 17.8%로 3.8%p(포인트) 늘어났다.
포션육 판매가 늘어난 것은 신선도와 편의성 덕분이다. 1인이나 2인가구가 늘어 적어 한 번에 먹는 양이 과거보다 줄었다.

가정간편식 제품에서도 포션육은 약진하고 있다. GS25는 '한끼 스테이크'를 출시해 편의점 포션육 시장을 이끌고 있다. 밀키트 업체인 프레시지는 포션육으로 스테이크 밀키트를 출시해 온라인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 증가에 따라 소고기도 소분 포장된 포션육이 주목 받는 추세"라며 "편의성과 운영 효율성을 이유로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식품 및 외식업계에서도 관심이 높기 때문에 포션육 시장은 앞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