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울릉도 식당 화재, 출장 온 소방관이 큰 불 막았다

충주소방서 이충현(41)·김복영(40) 소방관…손님·주민 80여명 대피도 시켜

충주소방서 이충현(41·왼쪽), 김복영(40) 소방관이 18일 저녁에 발생한 울릉도 한 음식점 화재 당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기호 기자
충주소방서 이충현(41·왼쪽), 김복영(40) 소방관이 18일 저녁에 발생한 울릉도 한 음식점 화재 당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기호 기자

육지에서 출장 온 소방관 2명이 울릉도 화재 현장에서 대형 피해를 막았다.

화재는 18일 오후 8시 30분쯤 경북 울릉군 울릉읍 한 음식점에서 발생해 식당 한 채를 모두 태우며 3천300만원의 피해를 냈다.

자칫 인명 피해와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었던 사고를 막은 주인공은 충주소방서 소속 이충현(41), 김복영(40) 소방장이다. 이들은 울릉군 독도박물관에서 열리는 독도아카데미 참석 차 울릉도를 방문했다.

당시 식당에서 저녁식사 중이던 이들은 불이 나자마자 포항남부소방서 울릉119안전센터 선착대가 도착하기 전 식당에 구비된 소화기 10여대를 이용해 초기 소화를 시도해 큰 불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이후 곧바로 손님과 식당 직원 등 80여 명을 대피시키는 한편 화재 발생 사실을 모르고 있던 식당 옆 주택의 일가족 3명도 구조했다. 이들은 밤 10시쯤까지 화재 현장을 지키다 숙소로 돌아갔다.

김 소방장은 화재 진압 중 손가락에 열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 소방장은 화재 진압 중 휴대폰을 잃어버렸다.

이 소방장은 다음 날인 19일 아침 휴대폰을 찾으러 화재 현장에 다시 들렀지만 식당에 있던 음료병들도 다 녹아내린 현장에서 휴대폰을 찾을 수 없었다.

이들은 "식당에 워낙 많은 사람이 있어 자칫 순식간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어 너무 다행이다"고 했다.

18일 저녁 울릉도 한 음식점에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울릉119안전센터 제공
18일 저녁 울릉도 한 음식점에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울릉119안전센터 제공

불길은 발생 1시간 30여분이 지난 18일 오후 10시쯤 모두 잡혔다. 이날 화재로 울릉119안전센터 소방차량 9대와 해군118조기경보전대 펌프차 1대가 출동했고, 소방관·의용소방대원·공무원·경찰·군인 등 110여명이 화재 진압에 나섰다.

불은 식당 화장실 환풍기 기름슬러지 주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고, 원인은 조사 중에 있다. 불씨가 근처 야산으로 번져 진화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한편, 이들이 참여한 '독도아카데미'는 독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일본의 역사왜곡을 알려 독도가 대한민국 땅임을 되새기는 영토체험 교육프로그램이다.

소방관을 포함한 전국의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하며, 교육은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2008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전국에서 3만650명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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