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검찰 제도 개혁 등에 관한 일선 검사와 직원들의 의견 청취에 나섰다. 첫 방문지로 경기 의정부지검을 선택했다.
의정부지검은 조 장관이 축소를 검토 중인 특수부가 없는 데다 지난해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근무하고 있다.
조 장관은 청사 입구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에게 "검찰 개혁 내용이든, 일선에 일하는 분들의 애로사항이든 주제 제한 없이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얘기할 수 있도록 일체 상사들의 배석 없이 얘기를 듣고 추후 취합해 반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오늘을 제가 말하는 시간이 아니라 듣는 시간"이라며 "참석자들은 자율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사·직원과의 대화는 비공개로 열렸다. 검사들과 진솔한 대화를 하겠다며 일정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대화에는 40세 이하 검사와 직원들이 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신청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사장 등 간부급은 배석하지 않은 채 자유 토론 방식으로 대화가 진행된다고 법무부 대변인은 설명했다.

조 장관은 안미현 검사를 비롯한 검사 20명가량과 점심 도시락을 먹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검사와의 대화는 1시간 반가량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45분 정도를 초과, 오후 2시 15분께 끝났다. 검사들에게는 검찰 개혁 문제와 애로 사항 등에 관해 들었다. 일부 검사는 조 장관 일가의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검사와의 대화' 자리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임무영(56·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서 "일시, 장소, 참석자, 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 걸 뭐하러 하는지, 추구하는 바가 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3년 TV로 생중계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를 언급하면서 "생방송으로 이뤄졌던 그 토론회의 경기장만큼은 공정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날 조 장관의 검찰청 방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임 검사는 "검찰개혁은 필요하고, 아마도 어딘가에 적임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조국 장관은 그 적임자는 아니다"라며 "지금 신임 장관이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마치 유승준이 국민들을 상대로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법무부 대변인실은 "질의응답은 사전 준비된 바 없고 '사전각본'도 없었다. '일과시간에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을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식'의 행사도 아니었다"며 "언론에 비공개한 것은 진솔하고 자유로운 대화와 건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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