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이 대구 '개구리소년 살인 암매장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직 내 미제사건수사팀을 보강하고 사건 증거물과 과거 수사기록을 적극 재검토할 방침이다.
민 청장은 20일 오후 1시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장소인 대구 달서구 와룡산 새방골을 찾은 자리에서 "모든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 유류품을 재검증해 작은 단서라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민 청장은 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최근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경찰에 다양한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경찰청은 개구리소년 사건 등 지역 내 중요 사건 수사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사건을 맡은 미제사건전담 부서의 책임수사관을 현재팀장급에서 과장급으로 격상하고, 3명에 그치는 조직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송민헌 대구경찰청장은 "경북대 법의학팀에 부검결과 최종 보고서를 요청하는 등 보강수사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이날 역대 경찰청장 최초로 유족 대표 우종우(72·우철원 군 아버지) 씨와 나주봉 (사)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모임(전미찾모) 회장, 경찰 관계자, 윤재옥 국회의원 등과 함께 개구리소년 사건 현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10분 간 헌화, 거수경례, 묵념 등으로 사망자들을 추모한 뒤 유골 발견 지점을 살폈다.
나주봉 전미찾모 회장은 "유력 용의자가 나온 화성연쇄살인사건과 개구리소년 사건은 모두 공소시효가 끝나 범인을 찾아도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범인은 지금이라도 양심선언해 범행 이유라도 말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유족 일각에선 재수사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김현도(김영규 군 아버지), 박건서(박찬인 군 아버지), 김재규(김종식 군 막내삼촌) 씨가 현장에 왔지만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산에는 오르지 않았다.
김재규 씨는 "화성연쇄살인사건과 달리 개구리소년 사건은 DNA 등 일말의 실마리도 없다. 사건 초기 수사를 늦잡치고서 이제야 재수사한들 얼마나 좋은 성과가 나올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 청장은 "실종 즉시 사건을 해결 못한 점에 대해 같은 경찰로서 마음이 무겁다. 반드시 범인을 찾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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