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쓰기로 성장하고, 나누다'..동문고 학생들과 교사의 책쓰기 활동

학생들은 성장 과정 담은 자서전 출판, 이금희 교사는 수업 철학과 노하우 담은 책 발간

대구 동문고는 3년째 책쓰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자서전을 펴낸 대구 동문고 학생들 모습. 동문고 제공
대구 동문고는 3년째 책쓰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자서전을 펴낸 대구 동문고 학생들 모습. 동문고 제공

'책을 쓰며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과 소통한다.'

대구 동문고등학교(교장 박정곤) 학생들과 교사가 나란히 책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동문고 2학년 학생들은 자서전을 만들었고, 이금희 수석교사는 자신의 교육 철학과 수업 노하우를 책으로 풀어냈다.

◆생각이 훌쩍 자라다, 학생들의 책쓰기

동문고는 3년째 학생들이 국어 수업 시간을 활용해 자서전을 쓰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글을 적는다. 올해도 책이 나왔다. 2학년 학생 250여 명은 20일 각자의 자서전을 모아 책 23권을 엮었다.

동문고 학생들이 펴낸 자서전 23권. 동문고 제공
동문고 학생들이 펴낸 자서전 23권. 동문고 제공

책쓰기 수업은 한 학기 동안 한 권의 책을 완성하는 프로젝트 수업. 교사들은 '글을 잘 쓰는 게 아니라 막 쓰는 것', '현재 내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는 힘이 표현력'이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글 한 줄 쓰기도 힘들어하던 학생들이 이 수업을 거쳐 달라졌다. 직접 내용을 쓰고, 편집하고, 표지 디자인까지 완성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새로운 방식이 더해졌다. 시집을 읽은 뒤 마음에 드는 시를 골라 시화를 만들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지어 감상평도 적었다. 23권의 책 가운데 '열여덟에게 시를 건네다'가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책쓰기를 2년째 지도한 권연희 교사에 따르면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표현력이 크게 좋아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은 책쓰기를 통해 정신적으로도 더 성장했다.

남호준 학생은 "18년이라는, 짧은 인생을 살아왔지만 자서전을 쓰게 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대수롭지 않았던 것들,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전했다.

◆표현하는 힘을 기르다, 국어 수업

이금희 교사의
이금희 교사의 '이금희의 국어 수업' 표지.

국어를 가르치는 이금희 교사는 교단에 선 세월만 30여년에 이른다. 학생들과 부대끼며 쌓아올린 경험과 지식, 생각을 녹여낸 것이 최근 펴낸 '이금희의 국어 수업'이다. 이 책에서 이 교사는 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행복하게 사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이 교사는 논술, 토론, 독서, 책쓰기 교육에 정성을 쏟아왔다. '힘을 키우는 교육'과 '말문 터지는 국어수업'을 화두로 요즘도 수업 공부에 열심이다. 정말 학생들에게 필요한 국어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학생 활동 중심 수업을 시도하게 됐다.

교육은 '내가 참 괜찮은 사람임을 알게 하는 것'이라는 게 이 교사의 생각이다. 그는 "그런 긍정적 자존감을 키워주려면 국어 수업이 질문하고 표현하는 능력,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시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금희 동문고 수석교사.
이금희 동문고 수석교사.

이 책에는 그런 경험이 오롯이 담겨 있다. 말하기, 쓰기와 같은 표현 수업의 단계별 과정을 소개한다. 시, 판결문, 서평쓰기 등 긴 호흡의 프로젝트 수업도 사례로 보여준다.

이 교사는 이 책을 매개로 왜 국어를 배워야 하는지 궁금한 학생들과 국어 수업 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하는 교사를 만나고 싶어한다. 그는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이 모든 국어 수업은 결국 '표현 수업'으로 귀결된다. 그런 경험을 공유하려고 이 책을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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