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피일 미뤄지던 '달성습지생태학습관'(이하 생태학습관)이 드디어 문을 연다. 하지만 여전히 콘텐츠는 부족하고, 대구시의 행정 착오로 주변 생태 복원공사도 멈춘 탓에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부족한 콘텐츠는 수시 보강하고 미뤄진 공사도 최대한 일찍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달성군 화원읍 구라1길 88(구라리 862번지) 달성습지 생태학습관에서 개관식과 함께 '제6회 생명사랑 환경축제 개막식'을 함께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달성습지는 낙동강, 금호강, 진천천이 합류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범람형 대형 습지다. 여름이면 맹꽁이, 겨울이면 수천 마리의 철새와 흑두루미를 볼 수 있는 '자연의 보고(寶庫)'다.

시는 이곳에 학생용 체험형 전시관을 세워 환경의 가치를 알리겠다며 2011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 사업에 지원했고, 2017년부터 국·시비 등 128억원을 투입해 날개 접은 흑두루미 형상의 건축연면적 2천29㎡의 생태학습관을 만들었다.
이곳은 ▷영상관 ▷생태이야기실 ▷낙동강이야기실(습지의 사회적 기능) ▷365오픈스튜디오(체험프로그램 운영) ▷옥상 전망대 등을 갖췄다. 내달 초까지 '반딧불이의 불빛체험' 특별전을 열고 암실에서 양식 반딧불이를 직접 보는 기회도 제공한다.
다만 생태학습관은 26억원을 투입한 데 비해 빈약한 콘텐츠가 한계로 지적된다. 24일 둘러본 생태학습관에는 생물을 직·간접 경험할 수 있는 것보다는 설명문구를 쓴 패널과 짧은 영상물 중심으로 구성돼 1시간 이내에 모두 돌아볼 수 있었다.
양서류 모형은 종류에 따라 확대비가 1.5~2.8배 등으로 달라 크기 비교가 어려웠고, 365오픈스튜디오 내부는 미처 채우지 못한 듯 텅 빈 책장이 절반에 달했다. 콘텐츠보다 나루터 배 모형, 빔프로젝터 등 구조물 설치에 더 공들인 모습이었다.

미숙한 행정 탓에 달성습지 수로·탐방나루 공사도 늦어지면서 탐방객을 끌어들이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시는 달성습지 내 수로형 습지를 설치하면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하고 위치를 옮겨 공사하다가 지난해 2월 적발돼 대구환경청으로부터 '공사 중지' 처분을 받았다. 1년 8개월째 공사가 중단되면서 연계한 관광객 탐방나루 조성 공사도 함께 멈춰선 상태다.
문을 열기 전부터 생태해설사 40명 중 5명이 중도 포기하면서 서비스 질 하락 우려도 나온다. 하루 활동비 지원이 2만원에 불과하다며 활동을 포기한 것.
대구시 관계자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 견학을 적극 유치하겠다"며 "대구환경청과 협의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는 선에서 행정처분을 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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