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태의 세상속의 종소리] 인류의 삶을 변화시킨 플라스틱

이재태 경북대 의대 교수
이재태 경북대 의대 교수

플라스틱이 없는 일상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플라스틱의 사전적 의미는 유연하여 원하는 대로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는 가소성(可塑性) 물질이다. 철학자 롤랑 바르트는 "플라스틱은 빠른 시간 내에 양동이가 될 수도 있고 보석이 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플라스틱은 오랫동안 인류의 삶에 필수적이던 금속과 목재 재료를 대치하여 생활용품과 공업제품에 사용되어지며 인류의 삶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켰다.

플라스틱의 발명은 상아의 대용품을 찾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19세기 중반 이후 당구가 크게 유행하자 당구공의 원자재인 코끼리 상아의 확보가 어려워졌다. 당구공 회사는 상아 당구공을 대신할 대용품을 찾기 위해 거액의 현상금을 걸었다.

미국의 하이아트(Hyatt) 형제가 현상금을 받기 위해 노력하여, 1869년 니트로셀룰로스와 장뇌를 알코올에 섞어 가열하여 최초의 플라스틱인 '셀룰로이드'를 발명하였다. 셀룰로이드는 폭발성이 남아 있어 서로 부딪치는 당구공의 재료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셀룰로이드는 틀니, 단추, 만년필, 주사위, 상자로 만들어졌고 그들에게 큰 부를 안겨주었다.

이 부엉이는 19세기 후반 독일에서 제작된 셀룰로이드 탁상종이다. 초기 플라스틱이 바로 생활용품에 도입된 것이다. 셀룰로이드 주둥이를 누르면 내부에 감긴 태엽이 풀리면서 따르릉 하는 자전거 종소리를 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플라스틱은 미국의 베이클랜드가 1909년 페놀과 포르말린을 반응시키는 연구를 진전시켜 합성한 페놀수지이다. 자기의 이름을 붙여 '베이크라이트'라 하였다. 이후 많은 화학자들이 합성수지 연구에 몰려들었고, 1930년대 이후 폴리스티롤, 폴리에틸렌, 멜라민 등 다양한 합성수지가 소개되었다. 아름답고 튼튼한 기능성 플라스틱 제품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간편함과 편리하기만 하였던 플라스틱의 그림자도 보이기 시작했다. 지구 고체 쓰레기의 80%는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이고, 생태계를 오염시킨 미세플라스틱의 환경호르몬과 발암물질은 먹이사슬을 통하여 인류의 몸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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