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한 주, 잘 보내셨나요? 이화섭의 '아니면 말고'입니다.
추석 전후로 이런저런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제 또래의 사람들이 부모님을 만나고 나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송가인 덕분에 집안 분란이 좀 덜 일어났다" 무슨 말인고 하니,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문제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자식과 한국당을 지지하는 부모님이 옥신각신 하다가도 "송가인이 노래 잘부르던데요" 한마디에 모든 부모님들의 마음이 스르르 녹으면서 "맞다, 맞다"하면서 송가인을 칭찬하는 분위기로 바뀌더라는 간증, 고백이 여기저기서 들려왔기 때문이죠.
송가인이 누군지 이 프로그램을 보시는 분들이라면 다 아실 것 같으니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송가인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해 드리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자, 왜 송가인이냐, 그 이유는 송가인이라는 인물의 탄생 과정이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오디션 스타'의 탄생과정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송가인이 자신의 이름을 알린 '내일은 미스트롯'이란 프로그램은 TV조선이라는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을 했습니다. 이 채널은 아시다시피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높은 채널이죠. '미스트롯'의 최종회가 TV조선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인 18.1%를 기록했다는 것은 중장년층 대부분은 이 프로그램을 봤다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젊은이들만 향유하던 '오디션 스타'를 중장년층도 가지게 됨으로써 중장년층은 젊은 층만 겪을 거라 여겼던 문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음을 '미스트롯'을 통해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어머니가 진도씻김굿 무형문화재 전수교육조교라는 사실과 본인은 콤플렉스라고 하지만 중장년층이 좋아할 소위 '맏며느릿감'같은 외모, 꽤나 길었던 무명시절을 통해 다져진 트로트에 최적화된 노래실력 등이 합쳐지면서 송가인은 한동안 장윤정, 홍진영 이후 새로운 '전국구 트로트 디바'에 목말라하던 트로트계에 새로운 디바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현재 중장년층 사이에 불고 있는 '송가인 열풍'을 보면서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들 사이에 새로운 스타가 한동안 없었구나, 하는 생각 말이죠. 그러고 보니 장윤정, 홍진영, 박현빈 등이 데뷔해서 인기를 얻은지도 벌써 10년 안팎입니다. 새로운 얼굴에 목말라하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송가인은 정확하게 트로트를 좋아하는 어르신들의 욕구에 제대로 부합하는 인물이었다고 봅니다. 한과 흥이 함께 느껴지는 목소리, 어른들이 호감을 표시할만한 외모까지 갖췄으니까요. 오죽하면 '정치인도 이루지 못한 영호남 통합을 송가인이 이뤘다'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왔을까요.
물론 송가인이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히트곡'인데요, 지금은 여러 방송에서 다른 사람의 노래를 부르며 노래실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만, 장윤정이 '어머나'가 없었다면, 홍진영이 '사랑의 밧데리'가 없었다면 지금의 '트로트 디바' 위치를 유지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만큼 히트곡 하나가 중요하다는 거죠. 또 중장년층은 아이돌과 같은 팬덤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좋은 노래를 들고 나와야 어른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트로트는 한 곡 빵 뜨면 그 약발이 꽤 오래 가지 않습니까. 빠른 시일 안에 히트하는 신곡 하나가 나와야 오랫동안 '차세대 트로트 디바'로서 사랑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화섭의 아니면 말고,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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