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홍보영상에 박정희 왜 뺐나" 봉변 당한 구미시장

박정희 대통령 흔적지우기 논란에 기름 부은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이 25일 보수단체가 구미시청 앞에서 벌인 집회에 나타났다가 보수단체 회원들이 휘두른 태극기 봉에 머리를 맞아 머리를 감싼채 시위 장소를 빠져 나가고 있다. 전병용 기자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이 25일 보수단체가 구미시청 앞에서 벌인 집회에 나타났다가 보수단체 회원들이 휘두른 태극기 봉에 머리를 맞아 머리를 감싼채 시위 장소를 빠져 나가고 있다. 전병용 기자

구미시가 구미공단 조성 50주년 기념식 홍보영상에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분을 누락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경북 구미시장이 이를 규탄하는 보수단체 집회에 무리하게 참석하는 바람에 오히려 분란을 키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우리공화당 경북도당과 행복한동행본부·국민계몽운동본부 등 150여 명은 25일 구미시청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역사 지우기에 나선 장세용은 사퇴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 단체는 지난 18일 구미시가 구미산업단지 조성 50주년 기념식장에서 상영한 홍보영상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소개한데 비해 구미산단 조성 주역인 박 전 대통령을 누락시키 것에 대해 항의했다.

하지만 돌연 장 시장이 집회 도중 '박정희 대통령 흔적 지우기에 대한 해명을 하겠다'며 집회 장소로 걸어오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장 시장이 연단에 오르기도 전에 보수단체의 거친 항의를 받으며 몸싸움이 벌어졌고 장 시장이 발길을 돌릴 때까지 거친 몸싸움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장 시장은 안경이 벗겨지고 보수단체 회원들이 휘두른 태극기 봉에 머리를 맞는 등 봉변을 당한 채 겨우 집회 장소를 빠져 나갔다.

애초 구미시 간부들과 경찰은 집회 장소에서 나가 해명하려는 장 시장을 만류했으며, 보수단체 측도 "장 시장의 해명을 듣지 않고 집회만 하고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장 시장이 무리하게 집회에 나가 이런 사태를 자초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공화당 경북도당과 행복한동행본부·국민계몽운동본부 등 150여명은 25일 구미시청 앞에서
우리공화당 경북도당과 행복한동행본부·국민계몽운동본부 등 150여명은 25일 구미시청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역사 지우기에 나선 장세용은 사퇴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병용 기자

앞서 자유대한호국단, 3·10안국항쟁연대, 충무공의병단 회원 20여 명은 23, 24일 구미시청 앞에서 장 시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찬영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혁신위원장도 19일 구미시청 앞에서 '박정희 정신을 지키겠습니다. 박정희 정신을 부정하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시민단체들도 장 시장을 규탄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구미경실련은 "끝없는 지역사회 분열의 원인은 장 시장의 리더십 부족에서 발생한만큼 감사원에 장 시장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민간단체인 구미회도 21일 성명을 내고 "박 전 대통령의 영상물 누락을 장 시장이 지시했다면 당장 사과하고, 진영 논리를 떠나 구미시가 통합과 미래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장 시장은 앞서 지난 22일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영상물 제작과정에 조금 더 신중하고 세심했어야 하는데 오해의 소지를 만든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https://youtu.be/Ys2JC1SbIag 영상ㅣ안성완 asw0727@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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