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크라 게이트'는 트럼프가 주역…러시아 스캔들과 달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신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2020 대선의 유력 주자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가족 연루 기업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압박한 것은 지난 2년여 그를 끊임없이 괴롭혀온 러시아 유착 스캔들과는 다른 차원의 막대한 정치적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스캔들 특검에서 2016 대선 트럼프 캠프가 조역이었다면 우크라이나 게이트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중심인물로 명백해진 만큼 '러시아 스캔들'과 '우크라이나 게이트'는 비교가 안 되는 사안이라고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가 25일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게이트가 확산하자 이를 별 구체적 성과 없이 마무리된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 빗댄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은 완전 착오라는 지적이다.

러시아 스캔들과 달리 우크라이나 게이트는 미국의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 본인과 핵심 참모들이 직접 연루된 상태로 권력 남용과 부패 추정 행위가 미국 내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라고 FP는 지적했다.

러시아 스캔들과 다른 첫번째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우크라이나 게이트의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러시아 스캔들의 경우 2016 대선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측과 접촉해 선거에 유리하도록 정보를 유포하고 트럼프 자신도 이를 치하한 바 있으나 트럼프 자신이 스캔들의 주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무기 추가 구매 의사를 표명한 젤렌스키 대통령에 '호의를 베풀라'고 사실상 그를 압박했다. 심지어 2016 대선 의혹에 대한 러시아의 '무고'를 밝혀줄 컴퓨터 파일을 우크라이나가 갖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우크라이나 게이트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정책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변환시켰다. 트럼프는 이제 누군가와 공모한 혐의를 받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자신을 위한 부패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개인 변호인 루디 줄리아니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등 트럼프 핵심 측근들의 게이트 연루가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도 러시아 스캔들과 다른 점이다. 러시아 스캔들의 경우 폴 매너포트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과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러시아측 요원들과 공모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러시아 스캔들이 미국의 정책 기조와 관련이 없었던 데 비해 우크라이나 게이트는 지난 7월의 통화 이후 외교 수단 차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주요 정책 변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 1주일 전 비서실장 대행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4억 달러 규모 군사원조를 연기하도록 지시했다. 관리들이 원조 지연 이유를 해명하려고 나섰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압력 노력의 일부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군사원조는 결국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에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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