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 경력 96년의 세계 최고령 이발사가 108세의 나이로 미국에서 세상을 떠났다.
CNN방송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거의 한 세기 동안 '뉴요커'들의 헤어스타일을 책임졌던 앤서니 만치넬리가 지난 19일 암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만치넬리의 아들 로버트(82)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자기 일에 열정을 갖고 있었으며, 은퇴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고 애도했다.
로버트는 "아버지는 그저 당신의 일을 사랑했었다"면서 "사람들은 아버지를 좋아했고, 아버지는 세계적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일평생 건강하게 살았지만, 올해 2월 암 판정을 받은 이후부터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이발소 일을 그만둘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로버트는 덧붙였다.
로버트는 "82년 인생 내내 아버지에게 이발을 맡겨왔다. 이제 새로운 이발사를 찾아야 한다"라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세계 최고령 현직 이발사'라는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만치넬리는 8살 때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이발소 바닥을 청소하는 말단 보조부터 시작해, 12살 때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본격적으로 이발사의 길로 나섰다.
만치넬리가 처음 이발 일을 시작한 뒤 손님의 머리카락을 잘라주고 받은 품삯은 25센트(약 300원)였다.
그러나 약 한 세기가 흐른 후, 최근까지 그가 일했던 이발소에서는 한 번에 19달러(약 2만 2천원)를 받는 '프로' 이발사였다고 CNN은 전했다.
만치넬리를 찾는 고객 중에는 50년 된 단골을 포함해 한 가족의 4대가 모두 손님으로 오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치넬리를 직원으로 두었던 제인 디네자 '판타스틱 컷츠' 이발소 사장은 그가 '전설'이었다면서 여전히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방송국에서 찾아와 이제 누가 만치넬리의 자리에서 일하게 될지를 물었지만, 누가 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겠나"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디네자는 만치넬리가 일하던 의자를 비워놓고, 그를 기리는 자리로 쓰고 싶다고 밝혔다.
만치넬리는 세상을 떠나기 1주일 전,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이발사 박물관'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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