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 국어사전에는 '제 값어치 외에 거저로 조금 더 얹어 주는 일. 또는 그 물건'이라 돼 있다.
2013년 4년 차 부장검사 윤석열은,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가 사표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이 아니라 조직에 충성한다.' 멋지게 들리는 그 말을 할 때는 모든 게 끝났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런 윤석열에게 서울중앙지검장이나 검찰총장은 덤으로 사는 검사 인생이다.
26년 전, 2년 차 지방사립대 교수 조국은 사노맹 사건으로 구속되는 순간 인생 끝이라 느꼈을 것이다. 복직은커녕 사회 복귀도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조국에게 천신만고 끝에 복직한 이후의 교수 인생은 덤이다. 둘에게 검찰총장이나 서울대 교수는, 본전보다 훨씬 더 큰 덤이다.
덤으로 주어진 인생을 사는 방식은 두 가지다. 굵고 짧게 또는 가늘고 길게. 총칼 쓰는 사람은 전자가 옳다. 결정적인 순간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 대의명분을 살린다. 칼 쓰는 윤석열은 여당이나 위선 집단, 궤변 집단이 뭐라 악다구니를 쓴다 해도, 소신대로 단죄하고 장렬히 산화할 것이다. 글 쓰는 이는 조용히 참회하며 겸허하게 사는 게 맞다. 타인을 비난하고 제도를 원망하라고 덤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문필가 조국은 자신을 성찰하며 겸허하게 살 의무와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조국은 시끄럽고 길게 살려고 권력을 휘두르려 욕심을 부렸다.
민정수석 조국은 부실한 검증으로 인사를 망쳤다. 민정수석 취임 전의 특혜와 반칙, 이후의 불법, 법무부 장관 지명 이후의 허위로 검찰 개혁의 동력을 떨어뜨렸다. 이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의 국제신인도를 낮췄다. 세상에 어느 다른 국가나 정부가, 허위로 점철된 법무부 장관의 국가나 정부를 신뢰할 것인가? 분노하지 않을 하늘이 있고, 분노하지 않을 국민이 있겠는가? 권력을 탐하는 불나방은 스스로를 불태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다른 불나방까지 함께 불꽃으로 끌고 들어가 공멸시킨다.
경기대 미디어학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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