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오르는 주가, 향후 주목해야 할 요인들은?

8월 침체 겪던 주가 9월 반등…북미 비핵화 협상 등 국내·외 이슈 살펴야

8월 주춤하던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반등했다. 그러나 내달 미중 무역협상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등 대외 이슈는 물론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내부 요인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100선을 넘어 2,101.04로 장을 마감한 지난 24일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연합뉴스
8월 주춤하던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반등했다. 그러나 내달 미중 무역협상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등 대외 이슈는 물론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내부 요인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100선을 넘어 2,101.04로 장을 마감한 지난 24일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연합뉴스

국내 주식시장이 지난달 내리막길을 걷다 이달 들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국제 무역분쟁이 완화할 것이란 전망과 반도체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 등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큰 이슈들이 현재 진행형이다. 증권가는 내달 코스피가 2,000선을 유지하면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상장사 8월 하락에서 9월 반등으로

9월 국내 주식시장이 뜨겁다. 국제 무역분쟁 등 악재로 인해 지난달 고전하던 주가가 이달 들어 반등하고 있다. 코스피는 4일부터 24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상승장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도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30일) 610.55에서 이달 20일 649.07까지 오르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주식시장은 암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전체시장의 시가총액은 전달보다 2.6% 감소한 1천52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2.7% 줄어든 1천313조원이었고, 코스닥시장은 2.4% 감소한 210조원을 기록했다.

대구경북 상장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지역 108개사의 8월 시가총액은 전달보다 2.23% 감소한 47조4천766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38개사의 시가총액은 7월보다 3.51% 감소한 37조1천165억원이었다. 이는 포스코(-1조2천642억원)와 한국가스공사(-3천416억원), DGB금융지주(-1천83억원), 한전기술(-401억원) 등 주요 상장사가 고전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코스피 지수가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장 상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코스피가 산출되기 시작한 1980년 1월 4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상승은 이번이 세 번째다. 8월 중 1,900선도 위태로웠지만, 이달 들어 2,100선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이달 증시를 이끈 종목은 조선과 반도체, 제약·바이오였다.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조선·중공업 등의 기계장비(13.18%)와 반도체(11.94%), 헬스케어(10.04%) 등의 지수 상승률이 높았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 7~8월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도체 생산에 우려가 있었지만, 큰 영향이 없었고 반도체 실적이 4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가 상승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도 주가 반등에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기관은 이달(2~25일) 약 2조5천896억원을 순매수했고, 이중 연기금이 2조4천777억원을 차지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돼지열병 등 이슈 주목해야

10월에는 굵직한 국내·외 이슈가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적으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이슈, 미중 무역협상 등이 있다. 대내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이 특정 종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미국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내 정치적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무역마찰, 북한과의 협상 등 변수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3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양국에서 유화적인 발언이 나오자 남북 경제협력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이틀 뒤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남북 경제협력 관련 종목들이 하락하기도 했다. 탄핵 절차 진행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원만해지지 않을 경우 북미 비핵화 협상도 위축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있어서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슈가 발생하면서 미중 무역분쟁과 북미 관계 문제 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26일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에선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면서 동물 의약품과 축산물 관련 업체가 강세를 보였다. 동물 의약품 업체인 진바이오텍의 종가는 이달 2일 4천330원이었다가 돼지열병이 발생한 17일 이후 뛰기 시작해 27일에는 7천310원을 기록했다. 쇠고기·돼지고기 가공업체인 신라에스지는 같은 기간 5천190원에서 1만5천800원까지 3배 넘게 치솟았다. 닭고기 업체들의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달 코스피 지수 범위를 2,000~2,150선에서 등락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소연·정훈석·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이 자산 매입을 재개한다고 발표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며 "10월 초 미중 무역협상 합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글로벌 유동성 사이클이 바닥을 친 것만은 확실하다"고 했다. 완화적 재정 정책으로 유동성이 늘어날 경우 세계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이들은 다만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10월 초 발표될 9월 제조업지수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중 무역협상 등과 관련한 마찰적 상황을 고려할 때 10월 중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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