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주는 상품이 대세다. 이런 상품을 판매하면서 은행은 급성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어디서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 것처럼, 시장이 커지는 사이 위험 요소도 하나둘씩 드러나는 상황이다.
파생결합펀드(DLF)와 파생결합증권(DLS)은 금리나 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미리 정해둔 조건에 따라 만기 지급액이 달라지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이다. 'L'은 연계(Linked)를 의미하는데, 'L'이 들어간 상품으로는 ELS, DLS, ELF, DLF 등이 있다.
비슷해 보이는 상품을 잠시 살펴보자면 ELS(Equity Linked Securities)는 '주가연계증권'으로 기초자산(주식 또는 주가지수)변동과 연계해 수익구조가 사전에 결정되며 자동조기상환 및 만기 상환 때 지급액을 발행사에서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는 '파생결합증권'으로 이자율과 통화(환율), 실물자산(금, 은, 원유 등), 신용위험(기업 신용등급의 변동) 등의 변동과 연계해 사전에 정해진 방법에 따라 만기지급액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마지막으로 ELF는 ELS를 기초자산으로, DLF는 DLS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파생결합펀드다.
요즘 이슈가 되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은 DLS다. DLS는 주가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를 보다 확장해 주가 및 주가지수는 물론이고 이자율과 통화, 실물자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이다. 이 때문에 합리적으로 가격이 매겨질 수 있다면 무엇이든 DLS의 기초자산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상품 범위 또한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태양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가 있다고 하면 태양이 동쪽에서 뜨면 5%, 서쪽에서 뜨면 원금손실 조건이 있는 상품이라고 가정하자. 아마도 대부분 5%에 투자할 것이다. ELS와 DLS는 확률과 조건으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수익은 작게(예·적금보다는 높지만), 손해는 큰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확률(태양이 동쪽에서 뜰 확률)이 매우 높고, 손해 볼 확률(태양이 서쪽에서 뜰 확률)은 매우 낮은 것이 특징이다.
요즘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장기화, 홍콩 시위 등과 더불어 DLS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일각에서는 파생상품투자를 꺼리는 이른바 '파생포비아(파생상품+공포증)' 현상도 나타난다고 한다. 제대로 알고 가입한다면 정기예금 몇 배 이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모르고 가입할 때는 원금까지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수익률만 보고 가입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ELS와 DLS는 예·적금에 비하면 상품구조가 다소 복잡하다. 투자를 권유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투자를 하는 사람도 기본적으로 상품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알고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ELS는 주요 국가 지수를 알아야 하고 DLS는 기초자산의 가격 흐름을 알아야 한다. 모르는 것에 투자하면 투기가 된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권한다.
김현정 NH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 WM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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