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부두에 정박한 선박이 폭발과 함께 불이 나고 옆에 있던 선박에까지 옮아붙으면서 하역사 근로자와 승선원 등 모두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큰 폭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해경과 소방 등이 신속한 진화와 구조에 나서면서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28일 오전 10시 51분께 울산시 동구 염포부두에 정박해 있던 2만5천881t급 케이맨 제도 선적 석유제품운반선인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당시 배에는 러시아와 필리핀 국적 외국인 선원 등 총 25명이 있었는데, 울산해양경찰서는 이들을 모두 구조했다고 밝혔다.
화염은 옆에 정박해 있던 석유제품운반선 '바우달리안'호에도 영향을 미쳤으나, 해경은 이 배에 있던 승선원 21명도 모두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조된 선원 중 3명이 다치고 선원이 아닌 한국인 하역사 근로자 9명도 부상했다.
한국인 1명은 중상이고 나머지 근로자와 외국인 선원 등 11명은 모두 경상이다.
진화 작업과 구조활동을 하던 소방관 1명과 해양경찰관 5명도 다쳐 치료를 받았다.
선원, 하역 근로자, 소방관, 경찰관 모두를 합한 부상자는 18명이다.
하역사 근로자들은 바우달리안호에서 작업하다가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번진 불꽃과 연기에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서 귀와 등에 화상을 입은 한 하역자 근로자는 "바우달리안호가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로부터 석유화학제품을 받기 위한 사전 작업인 퍼지(질소로 배관 찌꺼기를 청소하는 것)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불이 났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폭발이 스톨트 그로이란드호 탱크 중 1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이 선박 내 탱크 34기 중 28기에 제품 30종(2만3천t가량)이 적재돼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배는 이달 24일 일본 고베에서 출항해 26일 울산항에 들어왔다.
이날 바우달리안호에 일부 제품을 이송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소방본부는 인근 소방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화재를 진압 중이다.
선박 내부에서 거센 불길과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화재 발생 5시간 30여분만인 오후 4시 30분께 큰불은 잡았다.
해경도 해상에서 소방정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불은 이날 안에 완전히 진화될 것으로 소방당국은 예상했다.
해경은 추가 폭발이나 화재 확산에 대비해 주위 선박을 이동하도록 조치했다.
불이 난 지점이 울산시 동구와 남구를 잇는 울산대교 아래쪽이어서, 울산시는 오전 11시 33분께 울산대교를 통제했다가 오후 5시 47분께 해제했다.
해경과 소방당국은 불이 완전히 진압되면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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