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만2천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 2021 세계가스총회 개최를 앞둔 대구시가 숙박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한다. 대구시는 현재 호텔 객실이 2천79개에 불과하지만 최근 완공되거나 신축 중인 호텔 5곳에서 객실 852개가 늘어날 전망이고, 경주의 관광호텔까지 활용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구시 대책이 최악이 아닌 최선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점에서 다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대구시가 밝힌 호텔 증가 전망과는 달리 지역 호텔 업계에서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모 호텔 매각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 업계 관계자는 대구 호텔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는 시각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대구가 관광지로서 입지가 미약한 상황에서 호텔 사업이 확장하려면 업무 목적으로 지역을 방문하는 외국인 등 비즈니스 수요가 탄탄하게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지역 경제가 뒷걸음질치면서 호텔 경영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다수의 객실이 가스총회 이전까지 추가 확보될 것이라 말하지만 몇몇 호텔 신축이 전체 객실의 순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객실 수요 증가 요인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호텔들도 파이를 나눠 먹어야 해서다. 호텔 아미고나 프린스호텔 등 대구 주요 호텔 여러 곳이 수년 새 문을 닫기도 했다. 어쨌거나 대구시 규모나 위상을 감안하면 현재 대구의 호텔 규모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구경북 컨벤션 업계에서는 좋은 호텔이 부족해 국제행사 개최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호텔이 없어 국제행사가 어려운지, 국제행사가 없어 호텔이 어려운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논쟁을 떠나 이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는 엑스코다. 컨벤션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컨벤션센터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엑스코가 호텔은 물론 지역 제조업 기업들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작게는 지역 기업이 새로운 거래처를 찾는 장을 마련하고, 크게는 도시 마케팅 중추가 돼야 한다" "입찰을 통한 일회성 대형 행사보다 지역 주력 산업을 주제로 하는 자체 전시를 세계적 규모로 키워 나가야 한다" "엑스코를 중심으로 일대에 호텔이 더 들어서 복합리조트화해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2001년 비수도권 최초로 컨벤션센터를 시작한 엑스코의 현재까지 성과는 다소 아쉽다.
한 컨벤션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컨벤션센터와 함께 있는 호텔은 연중 공실이 거의 없이 운영되는 곳이 절대다수"라며 "수년 전 요양병원이 엑스코 앞 호텔 인수를 추진한 것과 같은 상황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관련 지표도 부진한 양상을 보인다. 세계국제회의 통계를 발표하는 국제협회연합(UIA)에 따르면 대구시의 2017년 국제행사 개최 건수는 63건이었으나 지난해는 44건으로 오히려 퇴보했다. UIA 기준으로 지난해 서울은 439건, 부산은 137건의 국제행사를 개최했다.
엑스코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서장은 신임 사장과 함께 변화의 기점을 맞았다. 사전 내정설 속에 잡음도 있었지만 닻을 올린 이상 순항하기를 바라는 것이 모든 대구 시민들의 마음일 것이다. 전시 면적 3만여㎡의 제2전시장이 신축되면 국제행사 유치전에서 대구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던 전시 면적 부족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된다. 새 선장을 맞은 엑스코가 앞으로 지역 경제를 이끌어간다는 찬사를 받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된다면 국제행사용 호텔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더 이상 화두가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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