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국회의원들이 대구시와 예산 협의를 하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시청 신청사 이전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사달은 서울에서 열린 자유한국당과 대구시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벌어졌다. 내년도 국비 확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회에서 강효상 의원이 "신청사 유치 탈락지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발언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금 이야기하면 신청 안 한 곳은 어떻게 되느냐"며 "유치 신청을 받는 12월에 가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나아가 권 시장이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면 신청사 이전 문제가 또 수포로 돌아간다"고 하자, 곽대훈·곽상도 의원 등이 가세하며 신청사 후보지 선정 연기 등을 요청했다.
'주민의견 수렴' '연내 확정 무리' '과열 경쟁' 등을 이유로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권 시장은 "계획대로 하겠다"고 단언했고, 계속되는 질문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같은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이 호흡을 맞춰 예산 공조를 해도 어려운 판국에 연신 불협화음을 내는 현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무겁다. 그러잖아도 조국 사태와 경제난 등으로 지역 민심이 흉흉할 때가 아닌가.
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정지는 오는 12월 말 시민참여단 252명이 최종 결정하기로 되어 있다.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는 최근 시민설명회를 열고, 신청사 후보지 신청 기준은 물론 예정지 평가 기준과 평가 방법, 시민참여단 구성 방안까지 상세히 밝힌 상태이다. 여기에는 정치권이 개입할 여지도 없고 또 정치적인 책임도 없다.
그런데도 신청사 이전에 자꾸만 딴죽을 거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둔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가뜩이나 조국 사태가 불러온 국정 파행에도 무기력하기만 한 지역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높은 때이다. 시민 행복보다는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우선하는 언행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구의 백년대계 사업인 신청사 건립은 시민의 염원이다. 공론화위의 합리적인 일정에 맞춘 시민참여단의 결정에 따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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