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백프라자갤러리 최정인 초대전 Flower in the Cube

최정인 작
최정인 작 'Space F3.4'

감성적 감각과 이성적 표현이 서로 융합된 큐브를 이용해 기호적 의미로 재해석하는 일관된 주제의식을 갖고 있는 작가 최정인이 열 번째 개인전을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연다.

많은 현대인들이 크고 작은 큐브가 결합된 공간 속에서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통제하며 일상을 보낸다. 그리고 스스로 사각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기보다는 그 틀 속에서 관념화된 사고를 고착시켜 나가며 적응해 간다.

작가는 이처럼 큐브라는 형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갇혀 버린 사고 속에서 과감히 벗어날 수 있는 시각적 메시지를 그만의 회화 속에 담는다. 이는 다시 말해 시각 예술가들이 지각현상 속에 탐구하는 감각적 호소력이 새로운 조형언어로 재현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 'Flower in the Cube'전에서 보여 주고 있는 최정인의 작품을 보면, 짙은 남색 바탕에 배치된 큐브의 단면은 꽃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작가는 꽃의 형상과 더불어 꽃이 갖는 색채의 의미를 기호화시킴으로써 미니멀적 해석을 수반하고 있다. 대상을 수없이 그리고 지우는 과정을 통해 기호적 의미가 덧칠되고 스크리치 기법을 이용해 사물의 형상을 긁는 행위는 감성적 시선이 갖는 암시적 의미에서 비롯됨을 엿볼 수 있다.

그 암시란 다름이 아니고 그림 속에 존재하지 않는 허구를 떠올리게 하는 무엇을 함축한 추상회화의 성격을 갖는다.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하는 것'은 현대추상회화의 큰 흐름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녀는 평면성을 강조한 사물의 형상과 서정적 색면이 어우러진 새로운 조형미감을 선보이는 데, 화면에서 수없이 반복된 밑칠작업이 보여주는 중첩된 깊이와 사물을 구분하는 표현방식은 일종의 기호학적 개념으로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과거 수직과 수평의 선이 교차되어 마치 건축 설계도면을 연상하게 하던 미니멀적 화면구성에서 이번에 전시하는 무한공간의 확장을 연상하게 하는 큐브의 연출은 근작이 주는 신선함과 풍요로운 조형공간이 열려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시는 8일(화)부터 20일(일)까지. 문의 053)420-8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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