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권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를 보고 집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서울로 가는버스가 있다기에 올라탔습니다. 젊은이들의 기회를 뺏는 가진 자들의 특권, 그리고 힘센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특혜에 화가 치밀어 참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 장사까지 접었습니다."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수현(30·남·대구 수성구) 씨는 대구에서 생계를 뒤로하고 이날 이른 시간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지방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라는 그는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관련 의혹을 보며 자신이 대학시절 취업을 위해 했던 모든 노력이, 후배들이 미래를 위해 하고 있을 모든 수고가 허사라는 생각에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개천절인 이날 오후 1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인근 광화문 거리. 대구의 달구벌대로보다 도로폭이 더 넓은 거리를 인파가 가득 메웠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자 서울시민들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온 것이다.
이날 범보수 연합 집회에는 보수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 관계자, 일반 시민이 대거 집결했다.
이 때문에 이날 낮 12시 30분 무렵부터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은 집회에 참석하려는 이들로 승강장은 발디딜 곳도 없이 붐볐다.
승강장을 나서는 길이 사람으로 부대끼며 체온이 올라 땀을 흘리는 와중에도 집회 장소로 이동하는 이들은 연신 휴대전화를 들어 군중 사진을 찍으며 "이것이 민심이다", "문재인은 민심을 똑바로 봐야 한다"며 집회 열기를 알렸다.

이날 오후 1시가 넘어서면서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거쳐 숭례문(남대문)까지 도로에는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집회 참석자가 몰려 도로는 완전 통제됐다. 또 서울역 앞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부터 숭례문 앞까지 도로 역시 집회 참석자로 채워졌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집회 현장 일대에서는 통신 장애 현상이 일어났다.
한국당은 오후 1시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같은 시간 교보빌딩 앞에서는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를 진행했다.
오후 2시 무렵이 되자 광화문 인근을 걸어서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시위 참가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주변 도로 역시 삼삼오오 모여 현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을 성토했다. 태극기로 몸을 감싼 채 부모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어린이의 모습도 보였다.
집회 참석자들은 "조 장관이 수사개입을 통해 법치주의와 헌법을 위협하고 있다"며 조국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또 '지키자 자유 대한민국' '문재인 퇴진'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이들은 "문재인 방 빼" "문재인 퇴진, 조국 구속"이라고 외치는 등 정권에 대한 불만도 드러내 보였다.
신현기(50·포항) 씨는 "조만간 법정에 서게 될지도 모르는 인물을 장관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공정·정의·희망 사다리' 퍼포먼스를 하다니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낯뜨거워서 할 수 없다고 본다"며 "위선과 거짓의 정권과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자를 끌어내리기 위해 광화문으로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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