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자인 '대뇌피질 두께 감소'를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 남녀별로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자는 비만·고혈압·당뇨병, 남자는 저체중이 대뇌피질두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것. 특히 비만 여성에서 대뇌피질 두께 감소가 빨라지는 등 치매 예방관리를 위해 남녀별 차별화된 예방전략이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최근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학술연구용역 사업을 통해 남녀별로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주는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다르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용역을 맡은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책임자 서상원 교수)은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있는 여성이 같은 조건의 남성보다 대뇌피질 두께가 감소되기 쉽고, 남성은 저체중인 경우 대뇌피질 두께 감소가 많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대뇌피질 두께 감소(대뇌피질 위축)는 치매환자 뿐만 아니라 정상인에서도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잠재적 인자로 알려져 있다. 또 대뇌피질 두께가 지나치게 얇아지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번 연구는 인지기능이 정상인 65세 이상 1천322명(남자 58.5%, 여자 41.5%)의 노인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들의 MRI 영상 대뇌피질 두께를 측정하고 심장대사 위험요인과 대뇌피질 두께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여성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없는 경우에 비해 대뇌피질 두께가 얇았고, 특히 비만 여성에서는 나이에 따른 대뇌피질 두께 감소 속도가 빨라졌다. 또한 낮은 교육 연수(6년 이하)가 두께 감소와 연관성이 있었다. 반면 남자는 이와 반대로 저체중이 대뇌피질 두께 감소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를 주도한 서상원 교수는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있는 여성이 같은 조건의 남성보다 대뇌피질 두께가 더 얇아질 수 있고, 이는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되므로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남녀별 심혈관계 위험인자와 대뇌피질 두께와의 연관성'으로 국제학술지인 '신경학'(Neurology) 9월호에 게재됐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치매 완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예방 및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러한 결과는 남녀별로 치매 발병 위험인자가 다를 수 있음을 밝혀 치매예방의 실마리를 제공해준 의미있는 연구"라면서 "여성은 비만, 고혈압, 당뇨 관리가 그리고 남성은 저체중 관리가 장기적으로 치매 발병률을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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