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이 방치된 대구 중구 남산동 대구적십자병원에 대해 대구시가 매입 움직임에 나섰다.
유동인구가 많은 대구 핵심 상권에 방치되고 있는 땅과 건물을 사들여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인 것.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내년 2·28민주운동 60주년을 맞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가 이곳에 '2·28문화센터 및 민주주의전당(가칭)' 건립을 꿈꾸며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구적십자병원은 누적적자를 이유로 2010년 2월 폐원한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채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61년 개원 이후 지역 공공종합병원의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매년 적자가 10억원에 이르는 등 190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버티지 못한 것.
문을 닫은 후에는 적십자 대구지사의 창고 등으로만 활용돼 사실상 빈 건물로 남았다. 폐원 이후 대한적십자사는 여러 가지 활용방안을 모색하면서 13차례나 매각을 시도했지만, 워낙 땅값이 비싼 곳인데다 도시계획시설상 의료시설로 묶여 있는 탓에 모두 유찰됐다.
그러다 2017년 2월 '도시계획시설상 의료시설 이외에 다른 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는 제약이 폐지되고 중심상업지구로 변경되면서 활용 가능성이 넓어지자, 대구시는 올해 초부터 대구적십자병원 매입을 위해 대한적십자사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내년 2·28민주운동 60주년 사업을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2·28기념사업회 측은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이곳에 '2·28문화센터 및 민주주의전당(가칭)' 건립을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2·28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재원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며, 시민의 관심도 필요한 만큼 중장기적인 과제로 접근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반월당의 명칭을 바꾸는 활동과 병행해 2·28문화센터나 민주주의전당의 필요성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대구적십자병원 매입과 관련된 협의가 진행 중인 것에 대해선 인정을 하면서도 활용 용도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말을 아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적십자병원 건물 매입을 위한 실무 협의를 벌여 적정 매입가 등을 논의 중"이라며 "다만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매입을 확정한 이후 논의할 사항으로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2·28기념사업회 외에 다른 관계기관들도 이곳의 활용 방안을 내놓고 있다. 또한 애초 계획했던 시민공원으로 개발하는 등 여러 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