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선 노리는 볼리비아 모랄레스, 산불에 악화한 민심 넘어설까

장기집권 시도로 쌓인 부정적 여론, 산불 부실 대처로 악화
20일 대선 앞두고 여론조사 선두 지키지만 당선 장담 힘들어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2006년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으로 취임한 에보 모랄레스가 20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대선에서 4선에 도전하고 있으나 산불 피해로 악화한 민심의 벽에 부닥치고 있다.

볼리비아 최대 도시인 산타크루스에서 최근 35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모랄레스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시위대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산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을 비판하며 대통령 선거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을 심판하자고 주장했다.

볼리비아에선 올해 산불이 끊이지 않으며 삼림 등 국토 수만㎦가 잿더미가 됐다. 야권과 환경단체 등은 모랄레스 정부가 농업 면적을 늘리기 위해 무분별하게 화전을 허용한 것이 산불을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주권 침해 우려를 들어 국제 지원을 받는 것을 머뭇거리는 사이 피해가 더 커져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으며 특히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반(反) 모랄레스 정서가 두드러진다.

잇단 정부의 부패 스캔들과 더불어 모랄레스 대통령의 계속된 장기집권 시도도 부정적인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 좌파 성향의 모랄레스 대통령은 집권 이듬해인 2007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의 연임을 가능하게 했고 2009년 대선에 출마해 다시 당선됐다.

바뀐 헌법에서도 연임은 한 차례만 가능했지만 모랄레스 대통령은 개헌 이후의 임기만 따져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해석을 끌어내며 2014년 대선에도 출마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는 여당인 사회주의운동(MAS)을 통해 대통령의 3선 연임 제한 규정이 위헌이라고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받아들이며 네 번째 임기에도 도전하게 된 것이다.

출마 걸림돌은 제거했지만 네 번째 당선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대체로 30%대이며 야당 후보인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이 바짝 추격 중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세 차례의 대선 1차 투표에서 모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결선에 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패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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