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전기·가스 검침을 한다며 미리 갖고 있던 열쇠로 주인 허락 없이 무단으로 집에 들어간 일로 경찰이 조사에 나선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이 주거침입 혐의로 대성에너지와 한전 소속인 이들 가스·전기 검침원을 조사해 엄정한 조치를 하겠지만 실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특히 이들을 관리하는 대기업의 허술한 인력 관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그대로 드러내 문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이들 검침원의 행동이다.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함부로 들어가는 행위는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을 침해하는 분명한 범죄이다. 게다가 관련 규정은 극히 제한된 경우 말고는 허락 없이 남의 집에 들어갈 수 없게 하고, 법원 판결은 더욱 엄격한 흐름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멋대로 들어가 가스·전기를 검침한 데다 전 주인 등으로부터 받았거나 임의로 소지한 열쇠로 잠긴 문을 따기까지 했으니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특히 이번 사건은 최근 홀로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 1인 가구 거주자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그동안 이들을 고용한 회사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대기업인 두 회사가 뒤늦게 이들에 대한 정기적인 감독과 교육, 원격 검침 장치 추가 설치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동안 피해자들이 입었을 정신적 충격 등 피해를 생각하면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했는지를 알 만하다. 그동안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깊이 되새길 일이다.
두 회사는 이들 검침원들이 임의로 가진 열쇠 수거 처리 등과 함께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마련, 시행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500여 명이 1인당 한 달 평균 3천500~7천 가구를 맡아야 하는 실적 압박으로, 자칫 이번 같은 범법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요인도 찾아내 없애야 한다. 경찰 역시 이번 경우와 같은 유사한 사건이 다른 곳에서도 일어나는 만큼 본보기가 되도록 엄정하게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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