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가을철, 개 고양이 질병정보

환절기에는 개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유행한다 (사진이미지: suttersstock)
환절기에는 개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유행한다 (사진이미지: suttersstock)

천고마비. 말이 살찌는 청명한 가을을 의미하지만 동물의 관점에서는 겨울을 대비하는 생존 본능이 담겨져있다. 개와 고양이에게도 계절의 변화는 건강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시기이다. 가을철, 개와 고양이가 주의해야 할 질병들을 알아보고 그 원인과 대처방법을 소개한다.

◆환절기 전염병

계절의 변화는 동물이 먼저 인지한다. 여름털이 빠지고 촘촘한 겨울털로 털갈이하며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듯 추위에 적합한 다양한 신체 변화들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동물과 추위에 취약한 품종들은 일교차가 커질수록 면역이 약화되고 질병에 취약해질수 있다. 또한 기온이 낮아질수록 바이러스성 동물 전염병은 확산된다.

환절기 길냥이를 집단 폐사시키는 파보바이러스감염증(범백)을 비롯하여 허퍼스, 칼리시 바이러스가 고양이에게 많이 발생하며, 개는 디스템퍼(개홍역), 인플루엔자, 파보바이러스가 치명적이다. 이 시기 반려견은 유기견이 자주 출몰하는 공원 산책과 애견 까페 방문을 자제시켜야 한다.

환절기에는 개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유행한다 (사진이미지: suttersstock)
환절기에는 개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유행한다 (사진이미지: suttersstock)

고양이를 돌보는 집사는 길냥이 입양을 신중하여야 한다. 길냥이를 배려할려다 돌보던 고양이들에게 전염병이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입양해야 한다면 격리된 공간에서 3주 이상 전염병의 잠복 여부를 관찰하고 수의사의 검진 후 합사를 결정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바이러스가 잠복된 개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항체가 검사 후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한다. 몸이 허약하거나 추위에 약한 개체를 위해서는 보온관리와 영양식, 수분공급이 배려되어야 한다. 하루 1~2회 배변하고 하루 3회 이상 소변을 이루어지는지를 관찰해야한다. 체중을 확인하는 것도 건강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환절기 개와 고양이가 눈꼽이 잦고 식욕이 줄며 체중이 감소한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인지하고 수의사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FLUTD(고양이특발성배뇨장애) 요도카테타를 이용해 배뇨를 유도하는 모습(사진출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FLUTD(고양이특발성배뇨장애) 요도카테타를 이용해 배뇨를 유도하는 모습(사진출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고양이배뇨장애증후군(FLUID)

고양이는 독립적이면서도 환경과 집사에 대한 애착이 남 다르다. 반대로 환경이 변화하거나 집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 곧 잘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을철 추위에 적응할려는 신체 변화, 일교차로 인한 면역 저하, 잠복된 바이러스의 재발이 가을철 고양이를 괴롭히는 계절요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환경의 변화, 동료 고양이와의 갈등, 집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 고양이는 심한 불안상태에 빠져들며 먹이활동과 수분섭취룰 거부하게 된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분섭취의 부족은 소변을 농축시키고 특발성 방광염과 결석 발생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특발성 방광염과 결석의 형성이 고양이특발성배뇨장애(FLUTD)의 주원인이다. 고양이특발성배뇨장애(FLUTD)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수분섭취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

물을 잘 먹지 않는 고양이라면 습식사료와 자연식 생식이 유리할 수도 있다. 평상 시 하루 1~2회 배변하고 하루 3회 이상 소변을 잘 보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이특발성배뇨장애(FLUTD)가 염려되는 고양이에게는 일시적으로 기호성이 높은 유동식 간식(츄르), 고양이 우유를 제공할 수 있다. 캣닙은 심리적 불안감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간헐적으로 제공한다. 천연 벤토나이트 모래로 바꾸어주는 것은 화장실 거부감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고양이특발성배뇨장애(FLUTD)는 해부학적으로 생식기가 작은 수컷 고양이에게 많이 발생한다. 수컷 고양이가 소변량이 줄고,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며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고양이특발성배뇨장애(FLUTD)를 의심하고 신속하게 동물병원을 내원하여야 한다. 고양이특발성배뇨장애(FLUTD)가 지체되면 방광이 팽창하여 급성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드기를 제거는 가는 핀셋을 피부에 밀착하여 하늘방향으로 들어올린다 (사진출처: speakingforspot.com)
진드기를 제거는 가는 핀셋을 피부에 밀착하여 하늘방향으로 들어올린다 (사진출처: speakingforspot.com)

◆야생진드기 감염

야생진드기는 흙 속에 살고 있다가 풀이 습기를 머금으면 풀잎 위로 올라와 지나가는 동물에게 침입하여 혈관이 잘 노출되는 부위에 주둥이를 박고 피를 빨아먹는다. 처음에는 깨알 정도지만 흡혈량이 증가하면 팥알 크기로 자란다.

야생진드기는 아나플라즈마, 라임병과 같은 진드기 매개 질병을 확산시키고 최근에는 살인진드기라 불려지며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FTS)을 옮기는 작은소참진드기도 늘고 있어 반려인들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시중에 판매되는 천연성분의 진드기 기피제는 효능이 미비하며, 살충목걸이는 효과는 있으나 오래 착용하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산책 시에만 사용해야 한다. 피부에 바르는 외부기생충예방약은 야생진드기를 즉시 박멸시키지는 못하지만 진드기가 흡혈하는 과정을 억제시키는 데는 어느정도 도움된다.

안타깝게도 풀이 있는 공간으로 산책하면서 야생진드기와의 접촉을 피할 수는 없다. 수풀진 곳을 피하고 풀이 마른 낮시간대에 산책을 해야한다. 산책 후에는 실외에서 드라이어로 털을 건조시키며 날려주면 털 속에 숨은 새끼 진드기를 털어낼 수 있다. 몸에 박혀있는 야생진드기를 떼어낼려면 가는 핀셋을 피부에 밀착하여 뽑아내어야 주둥이 부분이 제거될 수있다.

한번의 진드기 노출에 의해서도 진드기 매개질환이 감염될 수 있으므로 6개월 간격으로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가을철 반려견 광견병 예방접종

대구시는 가을철 가축예방접종 기간인 10월 8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지정 동물병원에서 반려견에 대한 광견병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접종대상은 동물등록제에 등록된 생후 3~4개월 이상된 반려견으로 접종을 희망하는 시민은 반려견을 데리고 가까운 동물병원을 직접 방문하여 접종하면 된다. 이 기간에는 2만원 가량의 접종비를 마리당 3,000원만 부담하면 접종이 가능하다.

아울러, 의무대상인 3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에 대해 동물병원에서 동물등록도 병행해 동물등록제의 참여도 유도할 예정이다.

한국의 독사, 살모사(좌)와 유혈목이(우) (사진출처: 국립생물자원관)
한국의 독사, 살모사(좌)와 유혈목이(우) (사진출처: 국립생물자원관)

◆독사 물림사고

올해 태어난 독사들로 인해 개체 수가 증가하고 겨울잠을 대비하여 먹이사냥이 적극적이다 보니 독사와 마주칠 기회가 많아진다. 국내에 서식하는 독사는 살모사와 유혈목이(화사,꽃뱀) 두종류이다.

우리나라에서 개가 산책 중 갑자기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다리나 얼굴이 붓는다면 살무사에게 물렸을 가능성이 높다. 살모사는 회갈색의 얼룩무늬를 하고 머리가 삼각형인 전형적인 독사이다.

동물이 독사에게 물렸을 때는 동물을 최대한 안정시키며 빠른 시간 내에 동물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장에서의 응급조치는 도움되지 않으며 흥분된 동물에게 보호자가 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의 독사, 살모사(좌)와 유혈목이(우) (사진출처: 국립생물자원관)
한국의 독사, 살모사(좌)와 유혈목이(우) (사진출처: 국립생물자원관)

동물병원에서는 쇼크 방지를 위한 응급처치와 집중적인 수액치료가 이루어지며 조직괴사와 2차적인 감염 방지를 위한 치료가 지속되어야 한다. 다행히 생존율은 높은 편이지만 조직괴사의 정도에 따라서는 수술이 필요하기도 한다.

방울뱀독을 말에 적용하여 만든 Antivenom(뱀독 항혈청)이라는 해독제가 존재하지만 국내 비치된 의료센터가 극히 제한적이라 구하기 어렵고, 설령 해독제를 구하더라도 이미 독이 퍼져 변성된 조직은 회복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고가의 치료비용을 고려하여 치료에 적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생태계가 건강해지며 살모사가 주택가 근처에도 자주 출몰하는 경향이 있다. 독사가 많은 호주처럼 뱀모형을 이용하여 뱀이 두려운 존재임을 각인시키는 SAT(뱀 회피 훈련)이 보급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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