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패싱'이라는 말이 아무런 근거 없이 나돌고 있다. TK에 속한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용어가 거론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자극하려는 의도의 표현이나 다름없다.
필자는 TK 패싱이라는 용어, 그 이면에 깔린 지역 홀대론 혹은 소외론을 경계한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만을 관철하겠다는 뜻으로 읽혀 지역민을 허탈하게 만든다. 또한, 그에 대한 진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구미시는 올해 상생형 구미일자리에 이어 2020년 스마트산업단지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며 든든한 성장기반을 다졌다. 올 상반기에만 국비와 도비 공모사업에 1천억원을 돌파했고, 생활 SOC 복합화 공모에 국비 149억원을 확보하는 쾌거도 이뤘다. 주요 사업 추진을 위한 든든한 재정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여야 국회의원과 모든 공직자가 한마음으로 전방위 노력을 펼쳤기 때문이다. 인구 43만 명의 지방 중소도시 구미가 굵직한 국책사업을 유치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첨단 신산업을 모색하는 대전, 인천 등 쟁쟁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경쟁해야 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스마트산업단지만 놓고 보더라도 막판까지 구미와 경쟁을 벌인 도시는 인구 200만 명을 훌쩍 넘는 광역시였다. 경상북도의 전폭적인 지원과 구미공단의 긴밀한 협조 없이는 힘든 일이었다.
TK에 속한 다른 지자체는 어떨까. 대구시는 10년 연속 3조원 이상의 국비를 확보했고, 권영진 대구시장은 여야 지역 국회의원들이 한뜻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감사를 표했다. 경상북도 역시 다르지 않다. 특히 이철우 도지사는 더 이상 TK 패싱이라는 말을 하지 말자고 선언했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자는 이 지사의 발언에 필자 역시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제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패권정치는 끝났다. 급변하는 시대는 우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새로운 산업 지형을 파악하고 내부 역량을 키워 미래를 열어갈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은 민생의 절박한 과제다.
구미시는 노사민정의 산고 끝에 상생형 구미일자리를 성사시켰다. 스마트 산단에 최종 선정된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재생을 통해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구미와 경북의 발전,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에 여야의 구분, 보수와 진보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갈등과 반목을 부채질하며 편을 가르는 TK 패싱이란 말 놀음은 고질적인 병폐다. 무능한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직무유기를 호도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자 기득권을 지키려는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챙겨야 할 현안이 얼마나 많은가. 적어도 우리 구미는 그렇다. 상생형 구미일자리는 이제 첫발을 뗐고,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 외에도 2020년 제101회 전국체전의 성공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도 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안이 없다.
국내외 정세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지역 홀대론을 부추기는 이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외면하고 무능력을 자인한 게 아닌지 스스로 자문해 보기 바란다. 그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대구경북의 시도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무능하고 오만한 권력은 결국엔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허투루 듣지 말기 바란다. 바라건대, 각자의 역할과 책무를 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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