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SRT에서 상영 중인 대구시 관광홍보 영상물이 한글 대신 영문으로 가득하고, 이마저도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이 대부분이어서 졸속 제작물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내추럴 대구'라는 제목의 이 영상물은 대구시가 지난 6월 대구관광뷰로를 통해 제작한 것으로, 지난 달부터 KTX, SRT에서 객실 모니터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특히 KTX 등에 상영 중인 3종(30초, 31초, 35초 분량) 가운데 영문 표현이 많은 해당 영상(31초 분량)은 'Daegu never knew'(대구는 전혀 몰랐다)라는 표현으로 시작한다. 이후 달성습지, 동화사 등 대구 주요 관광지 풍광을 보여주면서 관광지의 영문 표기와 한글 표기를 병기한 뒤 'Discover different natural Daegu'(다른 매력의 내추럴 대구를 발견하세요)라는 문구로 끝난다.
영어 전문가들은 이 같은 표현이 엉터리라고 지적했다.
하승완 경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내추럴 대구'라는 표현부터 틀렸다. 자연과 문화가 풍부한 대구라는 의미로 쓰인 것 같지만, '자연적인'이라는 의미인 'Natural'은 다른 뜻"이라고 꼬집었다.
하 교수는 이어 "'Daegu never knew'와 주요 관광지를 나열하는 부분도 문제다. 사람도 아닌 '대구'가 대구 관광지에 대해 몰랐다는 식으로 읽혀 혼란스럽다. 또 'Discover different natural Daegu'도 'Discover beautiful nature in Daegu(대구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발견하세요)' 혹은 'Discover unique scenery in Daegu'(대구만의 독특한 풍경을 발견하세요)로 고쳐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상에 쓰인 거의 모든 영어 표현이 부적절한 셈이다.
대구관광뷰로는 서울지역 업체를 통해 해당 동영상을 포함해 모두 5종의 동영상 제작에 1억6천만원을 사용했으며, 광고비로도 3억원의 별도 예산을 책정했다.
이 영상물에 대해 대구시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 한 공무원은 "우연히 KTX에서 광고 영상의 엉터리 표현을 보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문 표현을 선호하는 것도 사대주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KTX 안에서 고객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짧은 영상 3종류를 돌려가며 노출하는데 해당 영상이 가장 영문 표현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영상제작사 관계자는 "번역 전문업체를 통해 영문 감수를 거쳤다. 당시 담당 직원은 퇴사한 상태라 추가적인 해명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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